고두성 편집상무

마침내 6·13 지방선거의 날이 밝았다. 사상 처음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이번 제7회 전국 동시지방선거는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전국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현정부 1년의 국정운영을 평가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4·27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12일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선거운동기간을 전후한 초대형 이슈로 작용하면서 지방선거가 묻혀버렸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도지사 선거 전국적 관심사

이처럼 북핵 협상이라는 이슈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데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가 각각 70%, 50%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모두에서 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여론조사 공표 금지에 앞서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2곳에서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경북 김천을 제외한 11곳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민주당 후보가 유일하게 열세를 보이고 있는 곳이 바로 제주도다. 

제민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디오피니언에 의뢰, 지난 5~6일 도내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도지사 지지도에서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42.7%로 민주당 문대림 후보(31.7%)를 11%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이밖에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 4.1%, 녹색당 고은영 후보 3.0%,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 0.5%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7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됨에 따라 민심 향배가 '깜깜이 모드'로 돌입한 가운데 12일 끝난 북미정상회담이 오늘 유권자들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어제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여당 후보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북미정상회담의 효과가 이미 반영돼 실제 득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제6회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 선거 사상 가장 높은 59.98%의 지지율로 당선됐던 원희룡 후보가 이번에도 인물론에 힘입어 재선 고지에 오를지,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문대림 후보가 뒤집기에 성공할지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학력차별 금지법 제정을 공약하고 있음에 따라 제주도선관위에 제출한 선거공보에 학력을 기재하지 않은 채 어느날 갑자기 등장한 녹색당 고은영 후보도 또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회자되고 있다.

만 32세의 청년 후보를 자임하고 있는 고 후보는 그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의미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5% 미만의 지지율에서 종종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를 앞지르는 이변을 연출하곤 했다.

이 때문에 김 후보는 물론 줄곧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의 정치적 생명이 고 후보에게 달렸다는 우스갯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고은영 후보가 이들 두 후보를 이기거나 녹색당이 정당 지지율에서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을 누른다면 최대 이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좋은 후보 고를 때 제주발전

지난 8·9일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제주도내 유권자들은 11만8413명(투표율 22.2%)이 투표에 참여할 만큼 유권자 대부분은 이미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아직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다시 한 번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을 살펴보고 앞으로 4년뿐만 아니라 더 먼 제주의 미래를 위해 일할 이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을 잘 뽑으니 세상이 바뀌듯 도지사와 교육감, 도의원을 잘 고르면 우리 지방은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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