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 오옥자 작

제주도예가회 17번째 정기전 '유월의 꽃을 말하다'
17~23일 도문예회관 3전시실…화기(花器) 쓸모 담아

흙으로 빚어낸 꽃이 피었다. 누가 입힌 것도 아닌데 은근한 향까지 느껴진다. 사실 코  끝을 흔드는 것인지 마음을 쥐락펴락 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숨 쉬고 있는 모든 것에 격려가 필요하다는 인생 격언 하나가 제법 어울린다.

제주도예가회(회장 박선희)가 17번째 정기전 '유월의 꽃을 말하다'를 연다. 17일부터 23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3전시실을 화원으로 만든 것은 물과 흙과 체온이다. 싹을 틔우기에 필요한 것들이 모여 수근 대다 스스로 꽃이 됐다. 꽃이 아니면 꽃을 위한 것들로 역할을 만든다. 꽃씨 대신 마음을 심어 '제주의 6월'을 옮겨냈다.

꽃을 주제로 한 작품과 꽃을 담을 화기(花器)가 하나의 자연을 완성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전문플로리스트를 초청해 꽃과 화기의 호흡을 연구하는 시간(워크숍 17일 오후3~5시)도 마련했다. 부대 전시로 '100개의 화기'에 쓸모를 불어넣는다. 무엇을 담는지,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사정이 전시가 된다.

미술로 도예는 몇 걸음 떨어져 봐야 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번 꺼내놓은 것들은 가까이 다가갈 이유라 살갑다.

한편 제주도예가회는 지난 2002년 창립전을 시작으로 제주를 담은 도예 문화 완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의=010-2620-3706.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