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길 농협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논설위원

얼마 전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가 종료됐고 이제 잔디 코트 시즌이 시작되면서 세계 테니스계에서 가장 위상이 높은 윔블던 대회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프랑스오픈 남자 부문은 라파엘 나달이 우승해 그는 프랑스오픈에서만 11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이로써 나달은 테니스계의 가장 권위있는 메이저 대회(윔블던, US오픈, 프랑스오픈, 호주오픈)에서 총 17회의 우승을 이루어냈다. 이는 로저 페더러의 메이저 대회 20회 우승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한다. 이렇듯 페더러와 나달은 21세기 남자 테니스계를 주도하는 거장이자 숙명의 라이벌로서 지속적 상호 경쟁과 혁신을 통해 세계 테니스 팬들을 열광시켰으며 계속적으로 진화해 왔다. 

먼저 남자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페더러를 살펴보면 그는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8회, US오픈 5회, 프랑스오픈 1회, 호주오픈 6회 등 총 20회를 우승했다. 그리고 페더러는 세계 1위 최장 기간 기록 등 남자 테니스 분야에서 무수한 세계 기록을 가지고 있다. 또한 페더러는 서비스, 포핸드 스트로크, 백핸드 스트로크, 발리, 스매시 등 테니스의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그는 강력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빠른 스피드 위주의 전형적인 공격형 스타일로서 공의 속도가 빠른 성질을 지닌 잔디 및 하드 코트에서 최강의 경기력을 발휘해 왔다. 페더러가 윔블던(잔디 코트)및 호주?US오픈(하드 코트)에서 최다승을 기록한 것도 그의 공격형 스타일과 코트 표면과의 관련성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클레이 코트의 제왕이라는 불리는 나달은 윔블던 2회, US오픈 3회, 프랑스오픈 11회, 호주오픈 1회 등 총 17회의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나달은 타고난 체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그라운드 스트로크와 끈질긴 수비를 기반으로 랠리를 통해 승부하는 전형적인 방어형 스타일이다. 그가 프랑스오픈에서 최다승을 기록한 것도 프랑스오픈이 공의 속도가 느려지는 클레이 코트에서 개최돼 서비스나 발리 중심의 공격형 선수보다 그라운드 스트로크 위주의 수비형 선수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특성과 연관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페더러와 나달은 젊은 20대에 세계 남자 테니스를 지배해 왔고 30세가 한참 넘은 현재도 세계 1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이들은 노장임에도 불구 자신의 주무기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최근 페더러는 고령(36세)을 감안해 자신의 특장을 살릴 수 있는 잔디 및 하드 코트 대회에 집중하고 서비스와 발리 위주의 속전속결형 전술을 계속 연구해 왔으며 부상 방지를 위해 메이저 등 주요 대회에 주력하면서 휴식을 우선시하고 있다. 나달 역시 고령(32세)에 따른 체력과 부상 방지를 위해 장기인 클레이 코트 대회에 주력하며 약점인 공격형 스타일을 지속 보완해 왔다. 

이러한 두 거인의 놀라운 업적과 치열한 삶의 역정은 테니스계 뿐만 아니라 개인 및 국가와 기업 등 여타 조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나 조직적으로 그들의 일관된 성실성과 자기 관리 능력을 우선적으로 학습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개인이나 조직은 이들처럼 자신의 스타일과 특성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긴요하다. 이러한 개인과 조직의 스타일과 특성에 기반해 두 거장처럼 지속적 연구로 자신의 특장을 개발해 개인과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 나아가 페더러와 나달처럼 경쟁자 및 경쟁 조직과 상호 경쟁 및 혁신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장점을 최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함으로써 끊임없이 진화된 형태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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