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하늘 아 재조명'세미나서 최홍식 박사.고재환 전 교수 등 강조
발음.의미 등 차이, 제주한글서예묵연회 21일까지 '우리 글' 전시 진행

훈민정음을 중심으로 한 우리말 연구에 있어 '제주 노년 인구' 관리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이다.

15일 서울시 동대문구 세종대왕기념관에서 열린 '제주어를 통한 하늘 아의 재조명' 세미나에서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은 제주 노년층 화자를 대상으로 MRI와 CT 촬영을 한 결과 훈민정음의 기술과 일치했다고 확인했다.

후두음성언어학의학 연구소장이기도 한 최 회장은 제주 지역 전직 교사 출신의 78살 남성을 연구대상으로 설정하고, 비교군으로 역시 제주에 나고 자란 34세 남성을 관찰했다.

결과 78세 대상에서 홑소리(모음) 기본 세 글자(천지인, ··ㅡ·l) 중에서 '하늘 아(?)를 발음 때 성도 앞 부분에 둥근 공간이 확인되는 등 훈민정음 상 기술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훈민정음은 '하늘 아'에 대해 '입술은 'ㅏ'보다 좁히고 'ㅗ'보다는 더 벌려서 내는 소리로 입술 모양이 'ㅏ'처럼 벌어지지 않고 'ㅗ'처럼 오므려지지도 않는 중간 쯤 되는 소리, 입술 모양은 둥근 모음과 안 둥근 모음의 중간 정도 되는 소리'로 기술하고 있다.

78세 대상은 '하늘 아'의 경우 원순 모음과 비원순 모음의 중간 정도로 입술을 열고 혀근육을 수축해 발음하는 특성을 보였다. 34세 대상에서는 이런 형태의 음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최 회장은 "한글이 얼마나 과학적인지를 알 수 있는 자료"하며 "제주에서 나고 자란 노년층 화자를 대상으로 후속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자료강연을 한 고재환 전 제주교육대학 교수도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모음 중 '아래아'와 '쌍아래아' 발음을 분명하게 구분했고 제주어 사용자들이 이를 정확하게 발음했었다"며 "하지만 표준어 세대들이 이를 'ㅗ'또는 'ㅛ'로 발음하면서 제주어 본연의 어휘들을 엉뚱한 말로 변질시켜 버리고 있다. 쌍아래아는 제주어가 아니면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언어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제주한글서예묵연회(회장 양춘희)의 세종대왕 즉위 600돌 기념 '세종성왕과 제주어의 만남'전과 연계해 열렸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초대로 열린 전시에는 제주 한글서예묵연회외에도 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이 제주어를 중심으로 우리글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담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1일까지. 이어 11월 7~12일 도문예회관 3전시실에서 2차 전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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