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농수산물유통공사(이하 공사)의 가락시장 경매방식이 차상경매에서 하차경매로 바뀌면서 제주산 월동무·양파·양배추 등 채소재배 농가와 주산지농협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제주산 농산물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신선도 확보와 물류비 절감을 위해 해상운송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주산지농협은 농산물을 컨테이너에 실어 화물차로 옮긴후 바닷길을 거쳐 가락시장까지 도착하자마자 경매에 내놓는 '차상 경매'를 선호하고 있다.

반면 공사측은 가락시장 현대화를 이유로 하차경매만을 허용해 도내 농가들의 비용 부담을 늘리고 있다. 차상경매의 컨테이너와 화물차량이 시장내 공간을 과다하게 점유한다며 박스포장과 팰릿출하만 가능한 하차경매를 고집한 결과 농가의 물류비 부담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양배추만 해도 기존 차상경매의 컨테이너상자는 1개당 100개를 담을수 있었지만 팰릿 포장은 60개에 불과해 물류비가 훨씬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공사측이 하차경매 변경에 따른 물류비 추가분 지원을 제시했지만 턱 없이 부족해 농가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양배추는 팰릿포장당 3000원, 상자포장 6000원을 지원키로 했지만 농가들은 팰릿당 최소 2만7000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며 반박했다. 제주산 양파 역시 팰릿당(65망) 1만2610원의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하지만 공사측의 지원금은 고작 3000원에 그친다. 월동무는 팰릿당 최소 1만4000원의 물류비 추가분 지원을 요청했지만 공사는 1만원으로 결정, 농가부담이 더 커졌다. 

제주산 양배추는 하차경매에 따른 물류비 부담도 그렇지만 신선도 하락 역시 걱정거리다. 농가들은 하차경매로 양배추 출하가 지연돼 신선도와 상품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을 공사측에 제기했다. 생산지에서 아무리 좋은 농산물을 만들어도 신선도가 보장되지 않으면 소비자가 외면, 판로난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가락시장 시설 현대화를 위해 제주 농민을 희생시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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