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옥 제주소방서 소방행정과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에서 4만4000여 건의 화재로 2000여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 중 전체 화재 사망자의 58.3%에 해당하는 201명이 주택화재로 희생됐다. 이것이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소화기로 대표되는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의무화의 배경이다.

최근 제주소방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이웃집의 화재를 소화기로 진압한 민간인 유공자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직접 행동하고 119대원을 돕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러한 성숙한 시민의식은 바로 국제안전도시 제주가 그려왔던 사회 안전망의 근간이다.

우리 제주는 지난 2007년 안전한 사회에 대한 공동체의 염원을 모아 국제안전도시 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인구 10만 명당 사고사망률을 2007년 79.1명에서 2015년 64명으로 낮추는 구체적 성과를 냈고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받았다. 
사회 안전망의 핵심은 '신뢰'와 '지속가능성'이다.

어느 누구라도 안전할 수 있는 보편성을 확보하고 그러한 안전망을 유지하려는 공동체의 노력이 함께 지속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제주소방서를 비롯한 도내 소방관서는 올 한 해 도서지역과 원거리 마을 등에 화재 없는 안전마을을 조성하고 독거노인과 장애인 같은 취약계층, 70세 이상 노부부 가구, 4·3 희생자 유족에 대한 주택용 소방시설 무상보급 등 여러 안전복지사업을 통해 사회 안전망에 대한 보편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우리도 함께 주택용 소방시설 자진 설치를 통해 생활 속 안전환경을 조성하고 이에 앞서 언급한 모범시민의 사례처럼 높은 안전의식 수준을 갖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이다.

이것이 국제안전도시 제주를 지속가능하게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