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성폭력 등 이른바 데이트폭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데이트폭력은 과거에는 개인문제로 치부돼 왔으나 최근에는 연인간 협박, 폭행에서 상해, 강간, 심지어 살인 등 중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데이트폭력 피해자중 절반가량이 상대방과 결혼하고 이 중 17.4%가 가정폭력을 당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올 정도로 데이트폭력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몰카·데이트폭력 등은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범죄"라며 "수사기관들이 몰카범죄와 데이트폭력 등의 범죄에 대해 조금 더 중대한 위법으로 다루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8월 24일까지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범죄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이다 보니 보복 등 2차 피해를 우려해 신고를 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최근 들어 데이트폭력에 대한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으나 사회적 인식 수준은 아직 낮기만 하다. 데이트폭력은 엄연한 범죄임에도 경미한 폭력은 무시되기 일쑤다. 피해자들도 사법기관에 신고조차 하지 않거나 피해자 스스로 가해자 처벌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경미한 폭력이라도 반복되면 폭력에 무감각해지고 나중에는 심각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정부와 경찰, 지자체는 데이트폭력이 범죄의 사각지대로 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더 많은 홍보와 교육 등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국회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가해자 접근 금지 청구권이나 피해자 진술 보호권을 담은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 데이트폭력 피해자들도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112 또는 여성긴급전화 1366으로 적극적인 신고를 해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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