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날아오르는 꿈.

거인의 정원 남북정상회담뎐 30일까지 서울·제주작가 참여
화가·사진가·시인 등 풍자·해학 통해 과거·현재·미래 자원화

때 앞선 계절과 같은 순간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했더니 올해도 벌써 반이 지났다. '세상의 좋고 나쁨은 생각에 따라 결정 된다'는 진리 하나를 챙겼으니 다행이라 하기에는 어딘지 아쉽고 허전하다.

긴 겨울을 지나 찾아올 제주의 '봄'을 고이 접어 챙겨 두고 야무진 열매가 이미 탐스러울 것 같은 도보다리의 신록을 꺼내본다. 

사랑이라 느끼는 순간처럼 사정없이 뛰어대는 심장을 붙들었던 그 때에 불쑥 추임새를 놓는 것은 소리꾼이 아니라 화가와 사진가, 시인들이다. 격식을 갖추는 대신 자연스럽게 손을 들었다 놨다 하고 '좋구나' '그렇지'하고 사전 약속 없는 참견을 한다. 

서울과 제주의 예술인들이 제주시 아라동 거인의 정원에 모여 꾸린 '남북정상회담뎐'이다. 통일의 물꼬를 터가는 양국 지도자들을 응원하는 해학과 풍자의 경계라는 설명에 물음표가 달릴 때 쯤  '평양냉면 먹젠마씸?'하는 부제가 고개를 든다. 어려울 것 없이 입맛을 좀 다시면 된다는 얘기다.

남북-두 남자.

풍자를 넘어선 유머와 위트는 사실 우리 민족 특유의 해학과 맞물린다. 적어도 제주에서 부르짖는 평화와 인권, 통일만큼은 정치적이거나 계산적인 것이 아니라 화평해야 하고 최소한 이청득심(以聽得心)의 교훈은 챙겨야지 않겠냐는 질문을 던진다.

뭐가 됐든 과거를 살피고 변화하는 현재를 다져 내일을 향해가는 과정을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자원으로 만들어 내는 일임은 분명하다.

서울에서 권 홍, 김기호, 마C, 배인석씨, 이 하 작가가, 제주에서는 김신숙, 박말리, 유창훈, 양민숙, 이명복, 채명섭 허영미 현택훈 작가가 각각의 소통법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시는 30일까지 만날 수 있다. 문의=702-4237(거인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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