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미 작.

변금윤 작가 22일까지 갤러리비오톱 '물장올 판타지' 2D애니메이션
유다미 작가 23일까지 문화공간 양 '풍경 스친 유령' 소리·게임 등
윤진미 작가 21~7월 4일 아트스페이스씨 '…태평양 여기 그리고 저기'

사람들의 가슴에는 구멍이 있다. 크거나 작거나 많거나 적거나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 듯 존재 결핍과 소유 결핍의 미묘한 경계 사이에서 무언가를 채우려고 발버둥 친다. 구멍을 유형의 대상으로 메우려는 필사적인 노력은 늘 안타깝다. 어떤 물질적인 것이나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제주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여성 작가들의 움직임은 채우기보다 꾹꾹 눌러 단단하게 하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변금윤 작.

변금윤 작가는 제주 설화와 가슴을 맞췄다. 갤러리 비오톱(관장 김해곤) '제주를 아름답게 하는 것들 Ⅱ-제주삼라만상'릴레이전 일환으로 진행하는 개인전 '물장올 판타지'다. 설문대할망이 빠져죽었다는 물장오리(물장올)가 정말 상실의 공간인가를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찾았다. 2D 애니메이션은 양면거울처럼 신화와 현실을 동시에 투영한다. 완성한 작품을 상영하는 것 외에도 뼈대 역할을 한 스토리보드와 실사 촬영에 쓰였던 소품 등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단편'이란 단어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순간 수작업으로 이뤄진 과정 자체가 하나의 신화가 된다. 22일까지. 문의=711-1262.

유다미 작.

유다미 작가가 23일까지 문화공간 양(관장 김범진)에 펼쳐놓은 것들에는 '지난'이란 시점에 둘러싸여있다. '풍경 스친 유령'이란 제목으로 제주 태생이지만 낯선 섬, 그리고 고향 제주를 살핀다. 살아가고 살아오는 과정이 복잡다단하듯 작가는 드로잉과 영상, 소리, 게임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제주를 섬세하게 재단한다. 기억 속, 잊었던 것들에서 우러나야할 그리움의 감정은 어느 순간 낯섦이란 단어로 점철된다. 그런 것들에서 얼마나 무감각해지고 있는지도 작품을 통해 풀어낸다. 전시 마지막 날인 23일 오후 3시 작가와의 대화를 준비했다. 문의=755-2018.

아트스페이스·씨(관장 안혜경)에 끌어다 놓은 '태평양'은 제주라는 매개체를 객관적으로 보게 한다. 21일부터 7월 4일까지 윤진미 작가는 '초국가적 영상 흐름 : 태평양 여기 그리고 저기' 주제 아래 영상 설치와 사진 작품을 전시한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본 대한민국 제주와 캐나다 벤쿠버는 '섬'이란 풍경으로 오버랩 된다. 식민주의와 군사주의, 관광이란 공통분모 아래 겉으로는 아름다운 풍광을 그 이면에 세대간 그리고 문화적 기억이 얼기설기 얽혀 있음을 말한다. 서울에서 태어나 캐나다로 이민을 갔던 작가의 정체성이 작업의 바탕이 된다. 처음 보는 것 같지만 알 것 같은 느낌이다. 문의=745-3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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