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보고서·환경 교육 등 다양한 장치 활용중
자연유산 넘어 역사·사회자원 접근 확장 시도
억겁의 시간을 품은 용암동굴이 말을 건넨다. 어드벤처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근엄한 목소리나 진한 울림 같은 것은 없다. 보고 싶어하는 마음에만 통하는 표정 그 자체가 말이다.
△돌문화공원 7월 1일까지 '제주 거문오름용암동굴
인생 한방, 역전 대박을 꿈꾸는 이들에게 용암동굴의 표정은 듣도 보도 못한 얘기다. 그들이 생략한 과정 속에서 찾아낸 것들은 백 마디 말보다 진한 감동을 준다.
제주특별자치도 돌문화공원이 7월 1일까지 오백장군갤러리에서 진행하고 있는 '제주 거문오름용암동굴, 그 심연의 표정'전이 던지는 교훈이다.
전시에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만장굴 등이 주인공으로 나선다. 하지만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 그들을 촬영한 오권준 작가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용암동굴 곳곳을 다니며 표정을 읽은 수고들 중에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작품들을 골랐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이면의 재해석된 느낌들이 제주 자연유산에 대한 애정을 북돋운다.
△국립제주박물관 제주용천동굴 학술조사 보고서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종만)의 제주용천동굴 학술발굴조사 보고서 「제주용천동굴유적」 속 표정은 어딘지 근엄하다.
학술조사총서 열두번째 기록물에는 지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두 차례 걸쳐 진행한 동굴 내부 학술조사 과정과 결과물이 정리돼 있다.
2005년 5월 전신주 공사 중 우연히 발견한 용천동굴(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1837-2)은 2006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466호)과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지정·지질학적 가치가 크다. 특히 2차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통일신라시대의 토기와 철기, 동물뼈, 패각, 목재, 숯과 재 등을 찾아내는 등 8세기 무렵 제주와 한반도 남부의 해상교역 등을 유추하게 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탐라 시대 후기를 전후한 제주 역사 재조명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를 살필 수 있다. 비매품.
△Geo-Jeju연구소, 주민자치위원회 대상 동굴탐사 프로그램
사진이나 책으로는 모자란 것들을 직접 살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Geo-Jeju연구소(대표 김범훈)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내 첫 용암동굴 환경체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유네스코 자연유산 3관왕 타이틀을 알면서도 정작 이를 지키고 보존하는데 있어서는 소홀한 이중적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교육 부재에 있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올 연말까지 도내 12개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을 대상으로 이론교육과 동굴의 다양한 지형·지질 및 생태환경의 현장체험교육을 진행한다.
한림읍 한들굴과 한라산 관음사 등반로 인근 구린굴 등을 체험 탐사한다. '경이롭다'는 느낌이 부주의나 무지로 인해 파괴될 수 있음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