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진 농협제주양파협의회장·한경농협조합장

중국산 조생 수입양파가 서울 가락시장 경매에서 제주산 조생양파보다 비싸게 팔렸다. '설마 그럴 리가' 하며 필자는 믿지 않았다.

"아무렴 청정 환경에서 정성들여 재배한 제주산이 그래도 중국산보다는 훨씬 품질과 맛이 좋겠지"

그러나 그 예측은 농림축산식품 중부검역본부를 방문해 중국산 수입양파의 품질상태를 확인하고서야 빗나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런 식이라면 청정 제주농산물은 중국산 수입농산물에 의해 잠식되는 심각한 상황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정부에서는 국내 조생양파 유통이 심각한 상황을 우려해 시장격리차원에서 산지폐기를 결정해 생산 농가를 보호하려 했지만 민간업자는 이것을 기회로 중국산 조생양파를 대량으로 수입해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상황임에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현실이다.

수입제한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세이프가드 발동)가 아쉬울 뿐이다.

올해는 이상 기후와 냉해로 제주산 농산물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그 중에 제주산 조생 양파와 마늘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앞으로 올해와 같은 현상이 다시 되풀이 된다면 제주농업인이 살아갈 길은 요원하다.

양파농가도 위기의식을 갖고 더 좋은 품질의 양파 생산을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만 정부도 농업 도미노를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민간업자의 수입에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

좀 거창하지만 제주 농업인에게 양파와 마늘은 보리농사와 함께 밭농업의 대표작물로 지역 농업의 역사이고 미래다.

모든 농작물이 수입자유화의 논리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방치한다면 우리 식탁에 국내 농산물은 사라지고 생명을 담보로 하는 안전 먹거리를  외국에 내어주는 심각한 상황이 제주농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중국산 농산물 수입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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