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무소속 강세지역’으로 전국적인 화제를 모으곤 했던 본도가 지난 15대 총선에 이어 이번 16대 총선에서도 무소속의 당선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전망돼 이러한 변화의 배경이 무엇인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정치권 개혁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이번 총선서 무소속의 일대 약진이 점쳐짐으로써 본도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본도의‘무소속 선호 전통’은 지난 96년에 치러진 15대 총선서 여당인 신한국당 후보로 나선 세 현역의원이 나란히 당선되면서 이미 퇴조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게 아니냐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새정치국민회의와 통합민주당, 자유민주연합등 야3당은 본도 특유의 무소속 선호탓으로, 유력한 공천주자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일종의‘정당기피 현상’이 엄존했었다.

 하지만 이번 16대 총선은 결국 정당간 힘겨루기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본도의 과거 무소속 선호는‘선거철의 일시적 기류’에 지나지 않았는가.‘그렇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즉 본도의 경우 ‘무소속 바람’은 도민정서를 바탕으로 깊숙이 잠재해 있어 언제든‘돌풍’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의 모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도 “제주는 독특한 정서를 지닌 지역이기 때문에 선거판세를 읽는데 매우 조심스럽다”면서 “과거 무소속의 빈번한 당선은 민심을 거스른 후보를 결코 용납치 않는 등 제주도민의 높은 자존심의 발로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계등에서는 이에 대해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가치관이나 생활수준등에서 동질성이 강한 점이라든지 과거의 정당들이 뿌리가 약했던 점, 일부 공천의 잘못, 4·3등의 영향으로 어느편에 치우치기를 꺼리는 정서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정당보다 인물 위주의 투표행태를 보였던 것”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근래들어 정당의 국정영향력이 커져 점차 뿌리를 내리면서 정당공천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등 인물과 정당의 비중을 동시에 저울질해 표를 던지는 행태로 변모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학계인사들은 말하고 있다.<서울=진행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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