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의녀 홍윤애 문화제 30일 유수암 일원서
시극 '부활하라, 사랑', 진혼무·곡 등 순절 그려

애처로이 떠난 정인(情人)을 그리며 "…아름다운 한 떨기 꽃 글로 짓기 어려운데 푸른 풀만 무덤에 우거져있구나" 노래했던 이는 다시 먼 길을 돌아와 "영원히 아름다운 그 이름 형두꽃 향기처럼 맵고 한 집안의 높은 절개는 아우와 언니 모두 뛰어났어라"고 묘비에 새긴다.

의녀홍윤애기념사업회(대표 김순이)는 오는 30일 애월읍 유수암리 의녀 홍윤애 묘역에서 '사대부'라는 신분적 제약을 넘어서까지 사랑 받았던 여인의 순절을 기리는 자리를 연다.

의녀 홍윤애(?~1781)는 조선시대 정조 때 인물로 반역죄에 연루돼 제주에 유배 온 조정철(1751~1831)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내놓은 정의롭고 당찬 기개의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29년 만에 누명을 벗은 조정철이 제주목사를 자청해 돌아와 그를 기리며 쓴 시와 묘비명은 유배문화의 꽃으로 꼽힌다. 조선시대 사대부가 여인을 위해 세운 비도 이 것이 유일하다.

지금은 족두리풀로 불리는 형두꽃은 화려해 눈을 끄는 대신에 낮게 피어나는 특징으로 눈을 맞추기 위해서는 저절로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구부려 땅에 바싹 엎드려야 한다. 사랑하는 이를 위한 조정철의 마음 씀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제6회 의녀홍윤애문화제는 1부 의녀홍윤애 문화제 선언과 제향 등에 이어 2부 시극 '부활하라, 사랑!'(시낭송가 문선희·연극배우 이병훈), 진혼무 '영세불망(永世不忘·박연술), 진혼곡으로 꾸려진다. 문의=010-5664-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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