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애 제주시 한림읍 주무관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한 할머니가 읍사무소를 방문했다. 

이 할머니는 혼자 머뭇거리더니 밖으로 나가면서 탁자에 봉투를 던졌다. 

그 순간 필자를 비롯해 읍사무소 직원들 모두가 당황해 하면서 봉투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 봉투에는 빵 몇 개가 들어 있었다. 

필자는 할머니를 따라나서며 "혹시 무슨 일 있나요"하고 물었다.
할머니는 "읍사무소 담당자를 만난다고 해서 어렵게 빵을 사왔다"며 "사온 빵을 주려고 하는데도 성의도 모르고 담당자가 받으려 하지 않자 화가 나서 그랬다"고 말했다. 

필자는 할머니에게 "이해가 가는 상황이지만 빵 하나라도 선물을 받을 수 없다"고 전했다. 또 왜 받을 수 없는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러더니 할머니는 웃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공직자로서 행하는 모든 일은 '청렴'이라는 바탕 위에 이뤄져야한다. 

청렴을 솔선수범하는 직장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도록 민원인이 감사의 의미로 전달하는 음료수 등 작은 선물을 받는 것부터 자제할 필요가 있다. 

본인 스스로 부패에 대한 감시자가 돼야 한다. 감시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고 행동을 개선해 나간다면 어느 순간 신념과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되어 청렴에 한걸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제주시는 2년 연속 국가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4등급을 받아, 청렴도 향상을 위해 반부패·청렴도 향상 시책 추진계획을 수립·시행키로 했다. 

물론 제도적으로 공직자의 청렴을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공직자 자신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결국 청렴은 개개인의 실천 의지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우리 공직자들의 마음가짐에 깊숙이 스며들어 하루빨리 깨끗한 공직사회가 구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