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제주도교육청이 지난해 도내 초·중·고등학생 2만7140명을 대상으로 '학생 정서·행동 특성검사'를 실시한 결과 학교 내에서 지속적인 상담·관리와 전문기관 의뢰 등이 필요한 '관심군' 학생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는 '자살 위험군' 학생도 적지않다고 하니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생 정서·행동 특성검사는 학생들의 안정적인 정서·행동발달을 위해 매년 초등 1·4학년, 중·고 1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검사결과를 보면 관심군으로 분류된 학생 비율은 2015학년 2.9%(753명), 2016학년 3.0%(810)명이던 것이 2017학년에는 5.0%(1357명)으로 급증했다. 그런가하면 이 가운데 극단적 선택인 자살 위험이 있는 학생은 2015년 0.5%(125명) 2016년 0.5%(123명), 2017년 0.4%(114명) 등으로 다소 감소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매년 100명을 넘고 있다.

청소년들의 정서적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는 이미 수년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에서 세계 꼴찌 수준일 정도로 낮다. 성적과 학벌 지상주의 교육시스템 속에서 무한경쟁에 내몰리는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 학교폭력, 사회의 양극화 심화, 가정의 붕괴 등 여러 원인으로 스스로를 행복하지 않다고 여기는 청소년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버거운 삶 속에 우울증과 분노조절장애, 자살 충동 등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소년들도 늘고 있다.

도교육청은 정서·행동 관심군 학생 등을 지원하는 학교 위기대응팀인 '혼디거념팀'을 운영하고 자살 예방 상시지원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학교뿐 만이 아니다. 가정과 사회에서도 학생들의 건전한 정신건강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청소년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우리 사회의 미래도 보장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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