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학무늬 매병.

국립제주박물관·호림박물관 공동기획 '고려 철화청자' 특별전
7월 3~8월 26일…'꽃가지무늬 매병' 등 명품, 역사 흐름 소개

혈토라고도 부르는 붉은 흙이 불에 제 몸을 살라 다른 이름을 얻는다. 마지막은 이름으로 끝난다는 어느 문장가의 귀띔처럼 호흡을 품은 채 툭하고 그려낸 것들은 소박하면서도 인상적인 아름다움으로 정리된다. 본래 우리나라 고대 기록에는 '석간주'라 기록했던 것들이 '철화(회)청자'라는 이름으로 세상 앞에 선다.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종만)이 7월 3일부터 8월 26일까지 올해 두번째 특별전으로 꾸리는 '고려 철화청자(鐵?靑磁')'다.

호림박물관과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전국 국립박물관과 호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시대 철화청자 대표 명품 170여 점을 소개한다.

'철화청자'는 청자에 철화기법을 통해 무늬를 그려 넣은 것을 말한다. 산화철 안료로 그림을 그린 후 유약을 바르고 가마에서 구우면 흑색이나 흑갈색의 문양이 도드라진다.

보상화무늬 매병.

비색청자나 상감청자와 달리 조금은 투박하고 거친 듯한 표면에 마치 먹으로 그린 듯 한 느낌이 소박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매력을 만든다. 대범하면서도 자유로운 표현 역시 도자기를 화폭으로 삼은 현대 회화 같은 느낌을 준다.

전시는 철화청자의 역사에 맞춰 진행한다. 1부 등장, 2부 성행과 확산, 3부 쇠퇴와 영향으로 나눠 처음 제작하던 시기의 상황과 기술적 성장, 미적 활용, 분청사기로 전해지는 과정 등을 따라갈 수 있게 구성했다.

초기 철화청자를 대표하는 전라남도 완도 어두리 해저 출토 철화청자와 강진 사당리, 용운리에서 수습된 초기의 예들부터 기종·품질·문양으로 구분한 철화청자를 만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꽃가지무늬 매병', 호림박물관 소장 '국화 넝쿨무늬 매병'등 완성도가 뛰어나고 가치가 놓은 명품들도 전시장에 자리를 잡는다.

한편 호림박물관 소장품이 대규모로 제주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막식은 7월 2일 오후 4시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열린다. 문의=720-8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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