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상 전력 공급의 상당부분을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제주지역 전체 전력 공급량 542만㎿h 가운데 도내 3곳의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는 312만㎿h로 57.6%에 그친다. 나머지 42.4%는 육지부에서 생산한 전력을 해저송전선로를 통해 공급받는다.

현재 도내에는 전남 해남군과 전남 진도군을 잇는 2개의 해저송전선로가 설치돼 있다.제주의 외부 전력 의존도가 높다보니 가정·업체에 보내는 안정적인 수급은 늘 불안하다. 엊그제 오전 8시40분 제주시 연동·노형동, 일도동, 건입동과 서귀포시 중문, 안덕, 표선 지역 등 3만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된 것도 해저케이블로 제주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남 진도변환소의 설비 불량이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행히 26분 만에 복구돼 큰 피해는 없었지만 도내 전체 가구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대규모 정전이다. 2006년 도 전역에 2시간 30분간 정전 사태를 부른 블랙아웃의 악몽을 떠올리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이번처럼 제주에 전력을 보내는 외부전력공급시설의 고장이 적지않다는 것이다. 2006년의 블랙아웃 사태도 선박의 닻이 해저케이블을 건드린 탓이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3년간 해저선로가 12차례 고장 나면서 송전이 중단됐다. 올해도 3차례 고장을 일으킨 가운데 지난 2월에는 16시간이나 전력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게다가 이제 본격적인 여름철이 되면 전력 사용량 급증으로 예비전력률이 15% 이하로 떨어지면서 의존도가 40%가 넘는 외부전력 공급이 끊길 경우 대규모 정전은 불가피하다.  

외부전력공급시설의 고장 원인은 대부분 설비나 부품 등 기계적인 결함이라고 한다. 한전은 보다 철저한 시설 점검·정비는 물론 고장 원인에 대한 신속한 파악과 복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제주도도 도내 전력수급 안정화를 위해 대체에너지 및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에너지 자립기반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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