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미나 도민기자.

한림공업고등학교 (교장 강공택)는 최근 2학년 261명이 한수풀 역사순례길 답사에 올랐다.

한림공업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한수풀 역사순례길은 한림읍 지역의 잊혀져가는 역사와 문화를 찾아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그리고 미래의 제주도에 대한 꿈과 열정, 비전을 그려보는 행사로 자리매김 하고자 했다. 

한림의 옛 이름이 한수풀이다.

한수풀 역사순례길은 제주의 한 고교가 개발했다.

2014년에 한림공업고등학교 문영택 선생님과 교직원 그리고 학생들이 함께 개척해 만들었다.
한수풀 역사순례길은 총연장 10㎞ 길이의 여섯 개의 테마로 이뤄졌다.  

여섯 개 테마는 ▷옹포리 포구에서 새마을회관까지 '마대기 빌레길' (1㎞) ▷새마을회관에서 월계정사 터까지 '월계정사 배움의 길'(0.5㎞) ▷월계정사 터에서 명월진성까지 '명월진성 성곽길'(0.5㎞) ▷명월진성에서 명월대까지 '청풍 묵향의 길' (2㎞) ▷명월대에서 고림동 교차로까지 '4.3 상생의 길'(3.5㎞) ▷고림동 교차로에서 만벵디 묘역까지 '하늘 가는 길'(2.5㎞)이다.

마대기 빌레길의 시작점인 옹포리 포구는 1270년 이문경 장군이 삼별초를 이끌고 상륙해 고려관군을 제압한 뒤 제주 점거의 기틀을 마련하고, 제주 곳곳의 산마장 (목장)에서 징발한 말을 반출하던 곳으로 '마대기'는 바로 말이 대기했던 데서 유래한다.

배움의 길, 월계정사는 조선시대 서당이었던 월계정사와 개량 사당인 우학당, 한림초등학교의 개교로 이어지는 배움의 역사 현장이다.

명월진성은 옛 제주 방어사령부 (현 해병대 9여단)가 지난 1999년 명월진성 내에 역대 만호 112명의 이름을 새긴 기념을 세워 명월진성의 중요성를 알리고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청풍 묵향의 길에서는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명월대, 무지개 모양의 다리인 명월교, 수령 수백 년의 팽나무가 즐비한 명월천 등을 만날 수 있다.

4.3 상생의 길에서는 4.3의 아픔을 간직한 성담과 함께 당시 소개됐다가 집단 거주지인 이른바 '함바 터'로 복구된 고림동에서 제주 현대사 최대 비극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하늘 가는 길의 종착지인 1950년에 예비검속 희생자들의 집단 묘지인 만벵디 묘역이다.

만벵디는 이 지역 사람들의 북망산천이었던 극락세계를 뜻하는 선소오름 바로 아래에 자리 잡아 찾는 이들을 절로 숙연케 하는 순례지이기도 하다.

한수풀 역사순례길은 탐라시대부터 현대까지 제주섬의 굵직한 사건사고를 간직한 드문 곳이다.

이번 행사에 안내 역할을 담당한 고영우 교사는 "한수풀 역사순례길이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청소년들의 역사 학습체험의 장으로 활용돼 학생들이 자기 고장에 대한 정체성과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과거의 삶의 현장을 답사하면서 올바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청소년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수풀 역사순례길에는 안내하는 질토래비가 있다.

질은 길의 제주어이고, 토래비는 안내자라는 뜻이다.

형상은 마대기빌레, 말을 실어 날랐던 명월포, 한경면 등 조금 먼 곳에서 월계정사를 올 때 이용했을 조랑말에서 힌트를 얻어 말을 탄 모습으로 형상화 시켰다.

올레의 상징적인 의미인 간새다리와 구분해 한림공고 선생님들과 의논해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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