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작.

양성평등주간 기획 살림하는 붓질 3번째 '살림;살이'
7월 한달 김만덕기념관서 20여명 작가 생각 풀어내

'내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푸념을 듣는다. 아니 한다. 혼기 꽉 찬 남성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창 일을 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귀에 박힌다. 어쩌면 피하지 못할 문제들에 둘러싸여 만족하지 못하고 편안하지 못한 탓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들이 꺼내놓은 것들은 스스로를 치유하고 다독이며 이뤄낸 것들이라 특별히 빛난다.

엄마로, 아내로, 한 명의 주체로 '해야 할 일'이라는 보이지 않는 기준에 둘러싸여 신경 써 보지 못한 것들을 꺼내 툭툭 등을 떠미는 느낌들이 특별함을 전한다.

오늘을 사는 여성과 그 삶을 훑는 것은 현미경처럼 정교하지도, 만화경으로 보는 것 마냥 요지경도 아니다. 2018제주양성평등주간 기획전으로 7월 한달을 꽉 채워 김만덕기념관에서 펼쳐지는 '살림; 살이'전이다. 2016년 시작한 '살림하는 붓질'의 세 번 째 시리즈로 상상창고 숨이 기획했다.

전시를 위해 한 단어로 쓰이는 살림살이를 쪼갰다. 살게 하기도 하고, 살아가기도 하는 '살림'은 작가라는 이름에 아내·어머니를 얹은 이들의 자아와 연결된다.

살아가는 모든 것이 문화가 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이 하는 일은 '노동'이어야 하는 상황을 유쾌하게 비튼다. 달리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대로 제대로 본다. 여성작가 20여명이 왁자하고 쏟아낸 것들 속에는 희로애락이 있다. 6일 5시 전시개막 행사에서는 여성학자 오한숙희씨가 진행하는 작가와의 대화를 준비했다. 문의=759-6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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