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철 작.

명아재 장은철 전각 인생 압축 「명아재 인보」 발간
7월 한달간 갤러리카페 지오서 11번째 개인전 진행

'칼의 노래'다. 소설가 김훈의 대표 장편소설을 끌어다 놓을 수밖에 없다. "칼을 빼자 햇빛이 튕겨져 나갔다"는 단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강렬함과 진한 몰입의 순간이 전장을 누빈 긴 칼에만 할애된 것은 아니다. 명아재 장은철 작가가 30년 인보를 정리해 내놓은 1권의 책 역시 그러하다.

장 작가는 '몽유도'로 대표되는 산수화가로 익숙하다. 그런 그가 20년 전 한국 서단을 대표하는 공모전에서 전각으로 1등상을 받기도 했다. '한 치 안에 우주를 새기는 작업'은 오랜 수련을 통해 완성됐다. 그의 화풍이 그러하듯 인보에 정리한 300여점의 작품들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단순의 경지에 있다.

처음 '산수(山水)'라 새겼던 초형 전각에서부터 대형작품화를 시도했던 1999년과 2001년 개인전, 谿山印譜 초집과 재집에 엮어두었던 작품과 정리하지 못하고 뒀던 것들을 찾아 묶었다.
고전과 창작을 골고루 수록해 동양 전각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게 했는가 하면 수묵과 콜라보를 통해 전각의 색다른 매력을 끌어냈다.

작은 돌 안에 마음을 옮겨 담는 일은 무척 정교하고 힘이 든다. '이제 나이가 들어 더 이상 도장을 새기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는 작가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명아재 인보」 발간을 기념해 7월 한달간 갤러리카페 지오에서 제11회 개인전을 진행한다. 흰색 종이와 검은 먹으로 구성하는 동양 회화의 단아함에서 단조로움과 정적인 무채색을 덜어낸 독특한 화면 표현 방식을 만날 수 있다. 낙관과 전각의 구분과 역사, 종류 등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한편 장 작가는 한국서법예술대전 전각 1위, 모스크바 국제미술포럼 대표작가에 선정된 바 있으며, 한국최초 대형전각 개인전 등 다수 전시에 참가했다.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한국수묵연구회와 융합예술장착그룹 쟁이들(공동)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인보는 2만원에 판매한다. 문의=724-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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