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주 편집국장

"세계가 온통 경제 전쟁 중인 이 때, 우리 충북도 경제를 더 튼튼히 다져야 한다. 그래야만 성장 속에 일자리가 생기고 이익을 공유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투자유치가 곧 경제이고, 일자리이고, 삶의 질 향상의 관건으로 앞으로 4년도 투자유치에 더욱 전력투구하겠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지난 2일 취임사에서 한 말이다. 이 지사는 "자원이 절대 부족한 우리 충북은 투자 유치가 경제를 살리는 열쇠"라고 했다.

서울시는 유망 중소기업의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투자유치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8회를 맞이하는 프로그램은 스타트업 등 초기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과정으로 구성됐다. 선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에 관심을 표명한 기업과 1대 1 개별상담을 진행해 투자유치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전남도는 민선 6기 4년 동안 투자금액 10억원 이상, 고용 5명 이상인 기업 1000개 유치를 목표로 맞춤형 투자유치를 추진해 652개 기업이 실제 투자했다. 투자금액은 6조6000억원이며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 규모는 1만7000여명이다.

외부 기업이나 외부 자본 유치는 자본이 없는 국가나 도시가 발전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이다. 세계 각국은 물론 도시별로 외부기업이나 외부자본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산업부는 지난 4일 올해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 실적을 발표했다. 이 기간 국내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액은 157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4.2% 증가했다. 도착액도 94억6000만달러로 76.4% 증가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산자부는 외국인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투자실적이 우수하고 고용창출을 많이 한 외국인투자기업 3곳에 장관 표창을 전달하기도 했다.

반면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실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다. 올 상반기 제주지역 직접투자 신고액은 1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4억7000만달러의 29.8%에 머물렀다. 도착금액도 1억14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4억6700만달러의 24.4%에 불과하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외국인 투자 실적이 저조한 것은 원칙 없는 규제가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수년간 행정절차를 이행해온 투자자의 입장을 무시한 채 개발기준을 변경하고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행정에 대한 신뢰하락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사업자들은 잦은 규제 변경으로 불안한 제주보다는 투자유치에 적극적인 다른 시·도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다.

외국인 투자만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도권 등 외부기업 유치 역시 지지부진하다. 지난 2016년까지 제주로 이전한 국내기업은 모두 61곳이다. 수도권기업 48곳, 콜센터 6곳, 연수원 7곳 등으로 3600명의 고용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2017년 이후 외부기업 유치가 곤두박질 쳤다. 현재까지 이전이 이뤄진 곳은 1개 기업에 불과하고 6개 기업은 업무협약만 체결했을 뿐 실제 이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외부기업을 유치하려고 해도 제주지역 산업단지는 포화됐다. 최근 몇 년 새 제주지역 땅값이 크게 올라 부지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주택가격까지 크게 오르면서 직원 주거비용도 상승, 이전할 기업에 막대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 

변변한 제조업체가 없는 제주 현실에서 질 높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외부의 수혈이 필요하다. 그러나 외부기업이나 외부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제주도정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투자자를 내쫓을 정도다.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 몇 년 만 지속된다면 제주의 성장동력은 힘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자리 창출 및 주민소득 성장을 위해 투자유치 환경을 개선하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규제를 강화하는 제주도의 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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