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성모병원 외래 진료실에 부착된 식약처의 고혈압약 판매 중지 관련 안내문. 서울성모병원에서 처방하는 '디오반정', '오로살탄정'은 식약처의 조치와 무관한 제품임을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식약처, 219개 품목 중 115개 판매·제조 중지 유지
병원·보건소 문의 전화 빗발...도, 선제적 대응 미흡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고혈압약 판매 중단 조치 후폭풍이 제주지역에도 미치고 있다.

식약처는 발암 가능 물질을 함유한 것으로 추정돼 판매·제조를 중지한 고혈압 치료제 219개 품목(82개 업체)을 점검한 결과, 104개 제품(46개 업체)이 해당 물질을 함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9일 이들 제품의 판매·제조중지를 해제했다.

또 해당 원료 사용이 확인된 115개 품목(54개 업체)은 판매·제조중지를 유지하고, 회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에 대한 제주도 보건당국의 사태 파악과 후속 조치가 미흡, 도민의 혼선과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앞서 7일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가 제조한 고혈압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219개 품목의 판매와 제조를 잠정 중지하는 내용의 긴급 발표를 했다.

하지만 대부분 병원이 문을 닫은 지난 주말 오후에 이뤄지면서 환자와 가족은 사실 확인은 물론 대체 약을 처방받지 못하는 등 불편이 속출했다.

이 때문에 9일 오전부터 도내 종합병원과 개인 병원, 보건소에 고혈압 환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제주대병원과 한라병원 관계자는 "문의 전화가 수십통씩 걸려오고 있다. 대부분 처방받은 고혈압약을 먹어도 되는지, 문제 약품이 포함됐는지에 대한 문의였다"며 "해당 고혈압약을 처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병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상황이 이렇지만 식약처의 미숙한 대응과 더불어 도 보건당국의 미온한 태도가 혼란과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행정시 보건소에서 이번 문제가 된 약품이 처방된 사례가 확인됐지만 제주도 담당부서는 아직 현황 파악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보건소 역시 문의 전화에 한해 안내를 할 뿐 해당 제품을 처방받은 환자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방문을 통한 대체 약 처방을 하고 있지만 고혈압약 처방 환자의 경우 고령 노인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조치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도내 병원과 약국, 보건소를 대상으로 발암물질 함유 의약품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식약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최종 조사 결과를 주시하며 환자 안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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