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고용환경이 말그대로 '빛 좋은 개살구'다. 고용률은 꾸준히 전국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비정규직이 태반으로 고용의 질은 되레 악화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도내 근로자들은 타지역에 비해 장시간 일을 하고 있는데 반해 월급은 전국에서 가장 적게 받고 있다니 고용률 전국 1위가 결코 자랑할 것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간한 '통계로 보는 노동시장의 모습'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15~64세 고용률은 76.0%로 2016년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것은 물론 전국평균(66.6%)보다도 9.4%포인트 높다. 하지만 막상 실상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전혀 달라진다. 2017년 8월 기준 도내 임금근로자 25만8000명 중 임시·일용직인 비정규직이 10만1000명으로 39.1%에 달한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강원(46.4%), 전북(41.0%)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또 전국평균(32.9%)보다 6.2%포인트나 상회하면서 도내 고용의 질이 얼마나 열악한지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다. 도내 근로자들은 열심히 일하면서도 그에 대한 대가는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도내 근로자들의 월평균 근로시간은 177.3시간으로 전국평균(173.2시간)보다 4.1시간이나 더 길었다. 근로시간이 가장 적은 서울(166.3시간)에 비해서는 무려 11시간이나 많았다. 그럼에도 도내 근로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246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울산광역시(424만원)와는 178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이처럼 열악한 도내 고용환경이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은 말할 필요 없다. 그럴듯한 대기업이 없는데다 전체 사업체 5만7821개 중 10인 미만 영세사업체가 5만3517개로 92.5%를 차지한다. 타지역 우수기업 적극 유치와 고부가가치 신산업 육성 등 고용률 만이 아닌 고용환경도 좋아지는 양질의 일자리정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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