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제주칼호텔에서 섬 평화 포럼이 열린 가운데 공동주관을 맡은 홋카이도대학대학원 미디어커뮤니케이션연구원의 야마다 요시히로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12일 제주학연구센터 '섬 평화포럼'서 백가윤 제주다크투어 대표 밝혀
현혜경 "진상규명 이후 사회문화운동으로서 다크투어 방향 모색 필요"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섬이라는 특수성과 냉전체제의 경험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동아시아 지역 전문가들이 냉전경관과 평화관광에 머리를 맞댔다. 특히 4·3 등 제주 다크투어를 동아시아 다크투어 프로그램과 연계해 동아시아 평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가윤 제주다크투어 공동대표는12일 제주칼호텔에서 제주도 주최, 제주학연구센터 등 주관으로 열린 '섬 평화포럼-동아시아의 냉전경관과 평화'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4·3 관련법 정비와 정명작업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함께 기억하고 의미를 찾아갈 수 있도록 다크투어 저변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제주를 넘어 한국과 아시아가 만나는 여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백 대표는 "제주도는 2015년 4·3길 조성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현재 5곳에서 운영되고 있고, 올해 오라마을 4·3길이 추가될 예정"이라며 "4·3길 방문자수가 지난해 3500여명에서 올해 9000명으로 늘어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4·3유적지 정비나 영문설명, 장애인 접근권, SNS 홍보 등은 미흡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4·3은 제주와 한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당시 동아시아 정세와 냉전 상황이 교차한다는 점에서 도내 뿐만 아니라 서울 용산 전쟁박물관이나 강원도·DMZ 등 국내, 일본 오키나와, 중국 난징 등과 연계한 동아시아 다크투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한 예로 제주다크투어는 오키나와 다크투어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현재 헤노코 기지 반대 활동가 및 광주오월여성회와 함께 오키나와를 둘러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혜경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은 4·3을 둘러싼 기억투쟁이 여전한 상황에서 다크투어리즘은 중요한 사회문화운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연구위원은 "4·3 진상규명이 제도화 단계에 들어서면서 다크투어는 제주사회에서 새로운 '관광 아이템'으로 부상했지만 4·3유산의 제도화 및 산업화로 방향이 잡히면서 사회운동으로서의 충분한 논의는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또 하나의 과제는 향후 세계 섬들 간 평화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제주의 '섬'과 '평화'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갖추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섬 평화 포럼은 13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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