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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담론] 고등학교 입학전형제도김성열 논설위원·경남대 교수
김성열
입력 2018-07-15 (일) 14:04:54 | 승인 2018-07-15 (일) 16:59:57 | 최종수정 2018-07-15 (일) 16:59:53

교육의 과정은 평가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의 가르침은 학생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계획되어 이루어진다. 학습자들은 교육의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면서 지적·정서적·신체적으로 이전보다 성장한다. 평가는 학습자의 성장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점검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평가는 지적인 영역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신체적 영역 등 전 영역에 걸쳐 일어난다. 학습자들이 학습 단계마다 배울 것을 제대로 배워 성취를 이루고 성장하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그러나 평가가 언제나 학습자의 성장을 돕는 것은 아니다. 선발을 위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때로 학습자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히, 상급학교 진학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평가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선발이라는 명분을 중시하게 되고 학습자들의 성장을 소홀히 하게 된다. 요즘 공론화 과정에 있는 대학입학전형제도는 성장이냐 선발이냐를 놓고 싸움을 벌이는 것이라도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고등학교 진학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평가가 학습자들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전개해 왔다. 그 중 하나가 고교 진학과정에서 연합고사를 폐지하고 내신 선발제도로 대체한 것이다. 이는 연합고사가 외형상 선발과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어느 정도 담보한다고 하더라도, 중학교에서 교육과정을 시험에 맞추어 운영하게 하는 폐해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연합고사로 고교진학자를 선발한 경우에는 학교는 시험에 대비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지적 영역이외의 교육과정 운영을 도외시하고, 학습자들은 시험에 나오는 지식을 위주로 편식한다. 그리고 시험이 기억과 이해 정도를 중심으로 출제된다면 학생들은 그 수준으로만 공부하여 기억과 이해를 넘어서서 적용하고 분석하며, 비판해보는 경험을 하지 못하고 문제해결력 등의 고차적 사고능력을 기를 수 없다. 그래서 여러 시·도교육청에서는 내신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거나 부분적으로 도입해 왔던 것도 바로 이러한 폐해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현재 대학진학과정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위주의 전형이 개선할 여지가 많지만 여전히 지지를 받고 있는 점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고등학교 진학을 연합고사보다는 중학교 내신 성적으로 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선발의 비용 측면에서도 연합고사보다는 중학교 내신 성적이 효율적이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더불어 일반계 고교로의 진학 희망자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경우 두 자리 수 정도의 탈락자를 가려내기 위하여 많은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 다른 시·도교육청들의 경우에도 고교진학과정에서 탈락자들이 두 자리 수 이하를 떨어졌을 때 연합고사를 폐지하였다는 사실은 중학교 내신 성적에 의하여 고교진학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정책을 정당화해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학교 내신 성적에 의한 고교 진학 정책을 도입하다고 하더라도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 연합고사의 폐지가 다른 시·도의 일부 중학교의 경우에 느슨한 교육활동과 학생들의 학업 소홀로 이어졌던 현상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중학교에서 교육활동이 보다 다양해지고 탄탄하게 이루어져서 학생들의 균형적인 성장을 촉진해야 하고, 학생들도 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학습에 충실하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 일부 시·도교육청의 경우 고교진학 경쟁률이 1:1에 가까워 떨어지는 학생 수가 한 두 자리 수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연합고사를 실시했던 이유가 바로 이 점에 있었던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성열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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