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제의 핵심인 관광산업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관광객과 관광수입 증가로 외형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장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종사자들도 저임금에 시달리면서 제주관광산업이 '외화내빈'의 처지에 놓였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제주지역 관광객의 제주지역 파급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관광수입은 5조6000억원으로 2016년(5조5000억원)에 비해 1.8%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관광 부가가치는 1조6000억원으로 2016년보다 1000억원 줄어든 것은 물론 관광산업 부가가치율도 2013년 이후 매년 감소세다. 온라인시장에서 할인판매가 급증한데다 동종업체 간 과당경쟁 심화, 송객수수료 확대 등 출혈경쟁에 나서면서 양적으로는 늘어도 정작 실속은 없다는 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주관광산업 성장률(실질)도 2015년 이후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으로 -6.1%란 마이너스 성장까지 기록했다. 결국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떨어지고 있다. 2015년까지 농림어업에 이어 2위를 지켰지만 2016년과 지난해에는 건설업에 그 자리를 내준 것이다. 종사자들의 처우도 열악하기 이를데 없다. 관광산업 1인당 연평균 임금은 1680만원으로 건설업(3940만원)은 물론 제조업(2420만원)에도 훨씬 못미친다. 이래저래 관광산업이 제주경제 핵심산업이라는 이름이 무색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은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생명산업이다.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대책이 시급하다. 경영여건이 열악한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과 과당경쟁이 심한 업종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가격보다 관광객 취향에 맞춘 상품 개발과 홍보 등 마케팅 전략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제주도가 관광 질적 성장을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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