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지역 환경미화원 공무직 선발시험이 채용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신규채용 없이 비정규직만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경쟁 선발로 이뤄지면서 신규 취업준비생들의 응시자격이 아예 없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험내용마저 종전보다 대폭 완화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비정규직근로자 정규직 전환 채용시험 공고를 냈다. 모집인원은 환경미화 40명·청소차량 운전 24명·환경시설관리소 운영 8명 등 72명이다. 제주도가 지난달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에서 60세 미만 비정규직 172명 중 90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서귀포시도 모집인원 18명에 대한 채용시험 공고를 조만간 낼 예정이다.  

문제는 이번 채용시험이 현재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하는 탓에 그동안 시험을 준비해온 취업준비생들은 응시기회조차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환경미화원 공무직 시험을 위해 오랫동안 공부하고 체력단련을 해온 이들로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다. 또 체력시험에서 20㎏ 모래 가마니 메고 60m 달리기 등을 하지 않는가 하면 청소차량 운전원들에게 실시했던 필기시험도 면접으로 대체하는 등 종전보다 훨씬 수월해지다보니 취업준비생들 입장에서는 이만저만 속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환경미화원은 일은 다소 힘들지만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데다 임금도 적지 않아 채용시험에서 20~3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또 극심한 취업난으로 대졸자들도 대거 몰릴만큼 인기직종이 되고 있다. 그러니 채용시험에서 완전히 배제된 취업준비생들로서는 박탈감이 클 것이다.

더욱이 이번 채용으로 도내 환경미화원 정원이 511명으로 늘어나면서 결원 없이는 추가 채용도 힘든 상황이다. 물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도 취업준비생들의 일자리 기회를 완전히 빼앗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제주도는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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