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언 한국마약범죄학회 제주지회장

지난달 26일은 UN(United Nations·국제연합) 총회에서 정한 세계마약퇴치의 날이다. 올해로 32주년이 되는 날이다.

'세계 마약 퇴치의 날'은 중국이 청조 말기인 1839년 영국 상인 등으로부터 압수한 1000t이 넘는 아편을 소각·폐기한 날을 기념했다.

전 세계적으로 마약류를 비롯한 약물남용의 폐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불법마약류의 폐해를 인식하고 마약류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마약류 남용 없는 국제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UN이 1987년 이래 매년 6월 26일을 '세계마약퇴치의 날'로 정해 불법 마약류의 사용 및 유통을 근절하고 마약류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을 돕기 위해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1년부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중심으로 매년 세계마약퇴치의 날을 맞아 전국의 마약중독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예방홍보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또 법정 기념일로 제정된 것은 지난해 4월 18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면서 부터다. 

이미 미국사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마약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 강력한 단속을 하고 있는데도 마약으로 인한 테러와 인질, 강도 그리고 살인 등 마약성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또 마약에 중독된 자들에 의해 태어난 기형아와 그리고 폐인이 되어가고 있는 사람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제화 그리고 개방화 시대와 맞물려 국제조직과 연계된 마약범죄가 더욱 유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마약류의 남용은 조기 사망, 에이즈(HIV), 간염, 결핵 등을 초래해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훼손하는 한편, 조직범죄, 불법 자금, 부패 및 테러와의 연계 등으로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한다. 세계마약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전세계적으로 마약류의 남용으로 조기사망한 사람이 최소 19만명에 이르고 주사기로 마약을 투약하는 1200만명 가운데 여덟명 중에 한명(160만명)이 에이즈, 절반 이상(610만명)이 C형 간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이럴 때 일수록 마약류 폐해에 대한 홍보와 계몽으로 마약류 중독에 국민들이 빠져들지 않도록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마약에 중독되면 의존성과 금단증상 때문에 사법적인 처벌을 해도 마약 사용을 중단할 수 없고 치료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전예방이 최선이다. 물론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경우는 마약류 사용이 미국이나 다른 서방국가들에 비해 그 정도가 심각하다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면 국내 마약 사용자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또 재범률 또한 상당히 높아 장기적으로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특히 마약류의 폐해에 관한 지식이 없는 청소년들이 한순간 유혹에 빠지거나 다이어트약을 접한다는 착각으로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마약은 일단 투약을 시작하면 뇌에서 강력한 화학작용을 일으켜 본인 의지로 끊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되고, 그만큼의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게 된다.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가족과 사회에 많은 고통을 안겨주는 만큼 오늘날 현 시점에서 이를 규제하기 위한 합리적인 통제정책의 확립이 최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를 통해 이미 마약에 중독된 자들뿐만 아니라 잠재적 유혹에 노출되어 있는 수많은 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으리라 본다.

'세계마약퇴치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가 마약류 퇴치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집결하여 마약 없는 건강한 사회를 이룩하는 바탕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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