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자치경찰 확대 2단계 시범운영의 일환으로 제주자치경찰단 산지 치안센터가 처음 문을 열었다. 이날 오후 11시37분께 제주시 산친천 인근에서 자치경찰들이 쓰러진 취객을 일으켜 신상정보를 물어보고 있다.

18일 제주시 건입동에 제주자치경찰단 산지 치안센터 개소
하루사이 주취자·소음·청소년 범죄 등 코드 2 신고 잇따라
국가경찰 파견 근무 '깜짝효과' 우려도…"골든타임 최우선"

지난 18일 오후 7시30분 제주시 건입동 인근. '파이팅' 외침과 함께 제주자치경찰단 산지 치안센터의 오후 교대팀의 첫 업무가 시작됐다.

이날은 자치경찰 확대 2단계 시범운영 업무가 처음 시작된 날로 센터 내에는 기대보다 긴장감이 더 크게 감돌았다.

센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개소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으며, 교대 근무 전까지 12개의 코드 2 수준의 신고를 받고 출동, 처리했다.

1987년 신축한 센터 건물 내부는 여전히 리모델링이 끝나지 않아 소란스러웠다. 심지어 순찰조끼도 부족해 일부는 '자치경찰'이 아닌 '경찰' 마크를 단 조끼를 입어야 했다.

오후 교대 시간에 맞춰 제주동부경찰서에서 파견 온 국가경찰 49명이 한자리에 모이자 현봉일 자치경찰단 치안센터 대장은 "코드 0·1인 경우 적극적으로 응원(협력)해줘야 한다"며 국가경찰과의 '윈윈'을 강조했다.

자치경찰이 112신고 업무 51종 중 15종을 맡게 됨에 따라 국가경찰과의 '불명확한 사무 구분' 등 주변 우려에 대한 당부였다.

오후 8시. 4대의 순찰차에 경찰 2명씩 나눠 타고 중앙관내, 남문, 오라, 아라(삼양), 구좌(조천·함덕) 구역으로 흩어졌다. 10여 년간 국가경찰 업무를 맡았던 한 자치경찰은 "자치경찰이라는 마크가 아직 어색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새벽까지 이어진 순찰에서는 2단계 시범운영을 통해 자치경찰이 전담하게 된 코드 2~3 수준의 신고가 이어졌다. 

112상황실에 파견된 자치경찰이 국가경찰 업무와 구분해 자치경찰의 순찰차로 지령을 내리는 것이다. 2단계 시범운영 업무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다.

112 신고 중 주취자 신고가 가장 많았고 교통 불편, 소음, 청소년 범죄 신고를 처리했다.

밤 11시37분께 산지천 인근에 주취자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내비게이션에 뜨자, 인근에서 순찰하던 자치경찰들이 현장에 출동해 한마음병원 인근 자택까지 귀가시켰다.

비슷한 시각 제주시 조천읍 인근에서는 코드 '0'의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성폭력, 가정폭력, 가정 내 아동학대, 기타 아동의 4종 신고의 경우 국가경찰과 공동 대응키로 한 만큼 신고가 접수된 후 현장으로 출동, 처리했다. 무전에서는 '원활한 협조 감사하다'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자치경찰 2단계 시범운영 첫날은 대체로 무난하게 흘렀다. 이름만 자치경찰로 바뀌었을 뿐, 기존 국가경찰 때하던 본래 업무이기 때문이다. 자치경찰들도 "겪어보니 업무가 (국가경찰 때와) 비슷하다"고 평했다.

문제는 내년 1월께 이들이 국가경찰로 복귀한 후다. 6개월의 시범운영 기간 동안 행정 혼선이 없도록 명확한 업무 구분은 물론, 철저한 문제점 분석과 보완이 요구된다.

현봉일 대장은 "자치경찰-국가경찰 공동 대응체계로 치안 사각지대가 없도록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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