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제17회 제주4·3행방불명희생자 진혼제 봉행

"비운에 가신 영령님들의 넋을 달래드리고자 정성으로 진설분향해 진혼의 예를 다해 봉행합니다. 경건한 마음을 모아 영전에 고하노니 부디 해원하시고 영면하십시오"

제17회 제주4·3행방불명희생자 진혼제가 21일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희생자 개인 표선 앞에서 봉행됐다.

이날 초헌관에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아헌관에 김필문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 회장대행, 종헌관에 김춘보 호남위원회 위원장이 맡아 진혼제례를 거행했다.

양윤경 4·3유족회장은 진혼사를 통해 "제주4·3은 대한민국의 당당한 역사적 가치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제주4·3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고 험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나마 10년전 영령들의 혼백을 이 곳 평화공원에 모셔 이듬해에는 표석을 설치했으며 올해는 한동한 중단됐던 유해발굴 사업을 8년만에 재개하고 있고 4·3특별법 개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영령들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반드시 이뤄내 영령들의 원통함과 억울함을 풀어드리겠다"며 "더 나아가 제주4·3의 숭고한 가치를 승화시켜 정의로운 평화와 인권의 시대를 펼쳐나가는 밑거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필문 행불인 유족협의회 회장대행은 주제사를 통해 "지난 10일 제주국제공항에서 4·3행방불명희생자 유해발굴을 시작하기 위한 개토제가 봉행됐으며 조만간 본격적인 유해발굴사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수십년간 어둠의 땅 속에 묻혀 있던 유해들이 수습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후손들은 비극의 역사 속에서 내팽겨쳐졌던 4·3의 진실을 밝혀내고자 힘쓰고 있다"며 "역사적  박해를 극복하고 빼앗긴 가치를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국가공권력의 겸허한 사과와 그에 부합하는 정당한 조치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며 "그 것이 곧 영령들의 잃어버린 명예를 회복해 4·3의 해결을 앞당기는 일이며 제주가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이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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