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편집부 차장

반면교사(反面敎師).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반면교사를 '사람이나 사물 따위의 부정적인 면에서 얻는 깨달음이나 가르침을 주는 대상을 이르는 말' '나쁜 면만을 가르쳐 주는 선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반면교사는 196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 때 마오쩌둥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오쩌둥은 부정적인 것을 보고 긍정적으로 개선할 때 그 부정적인 것을 반면교사라고 했다.

제주도는 극심한 가뭄 현상 등으로 지난해 8월 7일부터 도내 중산간 마을 20곳을 대상으로 35일 동안 격일제 급수를 시행했다. 도는 당시 조사관측공 및 농업용수 통수시험을 실시한 결과 하루 4500t의 물 부족분을 대체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지난해 9월 10일 제한 급수를 해제했다.
지난해 중산간 마을 제한급수는 2013년 이후 4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4년 동안 행정이 가뭄에 대비하지 못하면서 도민만 피해를 봤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격일제 급수 시행으로 지역 주민은 무더위에도 시원한 물로 몸을 제대로 씻지 못했다.

22일 제주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농업기상정보 현재 가뭄 지도의 30개 관측지점 중 9곳에서 가뭄 현상이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초기 가뭄 현상이 확인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 상태를 보이고 있다.

올해 제주지역 장마가 역대 4번째로 짧게 끝난 데다 무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폭염에 이은 가뭄 피해 우려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현재 제주도 북부·서부지역에 12일째, 남부지역도 2일째 폭염주의보가, 동부지역에 8일째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장마 기간 평균강수량은 235.1㎜, 강수일수는 14.5일로 평년(398.6㎜, 18.3일)을 밑돌았다.

도내 농가들은 무더위에도 올해 풍년을 기대하면서 뙤약볕 아래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메말라가는 밭을 보면서 농심도 타들어 가고 있다. 강수량이 적고, 폭염이 이어지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자연 현상이다. 그렇지만 사람은 자연재해를 대비하는 지혜가 있다. 행정은 더 이상 '하늘 탓'만 하지 말고, 지난해 중산간 마을을 대상으로 시행했던 격일제 급수를 반면교사 삼아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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