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을 맞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에 물놀이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는 가운데 아침·저녁으로 축산악취가 진동한다는 민원이 제기돼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올여름 민원 잇따라…심할땐 역한 분뇨 냄새까지
상인들 "아침·저녁 심각…관광객들 민원에 창피"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장모씨는 지난 20일 축산악취 때문에 당황했다. 장씨는 "저녁 시간께 축산악취가 해수욕장 인근으로 유난히 지독하게 번지면서 손님들이 '무슨 냄새냐'며 민원을 제기했다"며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씨 역시 같은 경험을 했다. 박씨는 "한림 지역에 거주하는 제주도민은 이미 익숙하지만 관광객들에게는 미세한 악취도 역겹게 느껴진다"며 "기온이 떨어지는 오전과 오후에 특히 심하다"고 토로했다.

제주지역 축산악취가 피서철을 맞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해수욕장으로 번지면서 제주관광 이미지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시 등에 따르면 올여름 들어 협재해수욕장 인근에서 축산 분뇨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오전 11시께 협재해수욕장을 방문해보니, 바람 결 따라 축산악취가 미세하게 풍기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인근 상인들은 "지금 악취는 악취도 아니"라고 손사래 쳤다. 오전과 오후 시간께 유독 악취가 심하며 지난 주말께에는 '분뇨 냄새'가 역하게 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곽지해수욕장은 물론 한경면 판포리, 애월읍 광령리 인근까지 축산악취가 번지는 등 크게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도에 따르면 고기압의 영향으로 축산악취가 하늘 높이 올라 공기 중에 떠돌다가 바닷가 쪽의 저기압을 만나 냄새가 해안가로 내려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여름철에는 축산악취가 더욱 심각해지는 편이다. 폭염에 의해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트는 양돈농가가 늘어나는 데다, 더위로 인해 창문을 열고 생활하는 도민들이 많아지면서 축산악취 체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도 한림읍 인근 양돈농가와 협재해수욕장 등을 방문해 축산악취 민원을 점검하고 있다"며 "축산악취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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