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펄펄 끓는 가마솥더위다. 전국적으로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제주지역도 마찬가지다. 북부와 서부에 12일째 폭염주의보가, 동부에는 8일째 폭염경보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 21일 남부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올들어 처음 도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여기에 해가 진 뒤에도 기온이 내리지 않는 열대야까지 지속되면서 도민들은 밤낮없는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연일 지속되는 찜통더위에 온열질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온열질환자는 지난해보다 2주 가량 늦은 지난 4일 처음 발생했지만 이후 급격히 늘고 있다. 21일 현재 26명에 달하고 있는데 대부분 작업장이나 논·밭 등 장시간 폭염에 노출되는 야외작업 중에 발생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지만 온열질환은 두통과 근육경련이 나타나고 심하면 의식을 잃고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농업 피해도 걱정이다. 무엇보다 장기간 비가 내리지 않는데다 일조시간까지 늘어나면서 도 전역으로 가뭄이 확산 추세다. 도농업기술원의 가뭄지도에 따르면 현재 30개 관측지점 중 9곳에서 가뭄 현상을 보이고 있다. 위미리와 동명리는 이미 가뭄상태이며 강정동, 중문동, 신엄리, 신촌리 등도 초기가뭄으로 나타났다. 농작물 파종과 생육 등에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어 농가들의 속도 하염없이 타들어가고 있다. 그런가하면 축산농가에서도 폭염 피해로 추정되는 돼지 폐사가 112마리나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이번 폭염이 쉽게 누그러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는 이달말까지 계속되면서 비도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농가에서는 농작물과 가축 등의 피해방지 조치를 다하고, 도민들도 한낮 바깥활동을 줄이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등 건강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행정당국 역시 폭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