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제주지역 연안 등에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25일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인근 양식장에서 어업인들이 폐사한 넙치를 걷어내고 있다.
 

한경면 가두리 양식장 고수온 피해 확산…25일 첫 신고
한림서도 "향후 피해 확산될 것"…도 "고수온 대응 총력"

제주지역에 연일 지속되는 폭염과 연안에 고수온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제주지역 양식장을 운영하는 어업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오전 11시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인근 A양식장. 바닷바람에 뒤섞인 생선 썩는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올해 처음 넙치 폐사 신고한 A양식장에서는 이날 아침부터 죽은 넙치들을 어장에서 걷어 올리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A양식장 대표는 "이달 초 수온이 25도를 넘어서며 하루 평균 넙치 2000마리가 죽어나가고 있다"며 "특히 21일부터 수온이 27도 이상으로 갑자기 오르면서 넙치 수만마리가 폐사했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아침 수온은 27.5도로 나타났다.

A양식장 대표는 "매년 여름철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넙치 양식을 그만하고 싶을 정도"라며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냈다.

인근 마을 양식장 사정도 마찬가지다. 한경면 금등리 인근 B양식장 대표는 "3일전부터 하루 1000여 마리 이상의 넙치가 폐사되고 있다"며 "오늘부터 시작일 뿐, 8월말까지 넙치 폐사는 지속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림읍 금능리의 C양식장 대표 역시 "수온 1도의 변화에도 예민한 넙치는 요즘처럼 갑작스런 고온에 줄줄이 폐사한다"며 "폭염이 지속되면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24일 오전 10시를 기해 제주 연안과 남해안 등 일부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당분간 급격한 수온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제주시는 A양식장 1곳에서만 이달 초부터 어제까지 4만5000여마리의 넙치가 폐사했으며, 이날 오후 2시까지 집계한 결과 1만4000여 마리가 추가 폐사한 것으로 조사했다.

현재 시는 넙치 시료를 채취해 해양수산연구원에 보내 검사를 의뢰했으며, 피해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6월 '2018년 양식어장 고수온 대응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을 제대로 거두기 힘든 실정이다.

제주 서부지역 양식장에는 수온을 조절할 수 있는 지하해수 개발이 안 된 곳이 많은데다, 양식 어류의 면역력 약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고수온에 의한 양식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며 "수산양식장비 임대 지원사업, 양식수산물 재해보험료 지원 등 행정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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