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상도리의 A양계장에서 닭들이 더위에 지쳐 힘없이 누워있다. 이소진 기자

구좌읍 양계장서 발생…25일 한림 이어 올 두번째
"밤사이 열대야 못버텨"…도 "예방 등 대응 총력"

"양계장 운영 40년만에 폭염에 닭이 폐사하는 경우는 처음입니다. 중복(27일)에 맞춰 팔 예정이었는데 속이 탑니다"

26일 오전 11시30분께 찾은 제주시 구좌읍 상도리의 A양계장은 방역이 한창 중이었다.

올해 제주지역 두 번째 폐사축 피해 신고를 접수한 A양계장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제주도, 제주시, 읍사무소 공무원들이 A양계장을 방문해 시료를 채취해 AI(조류 인플루엔자) 검사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폭염에 의한 폐사축으로 확인됐다.

이날 구좌읍 낮 기온은 31.5도로, 폭염 특보가 발령됐다.

A양계장의 폐사축 수는 총 350여마리다. 다행히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나머지 닭들도 대형선풍기에 의지한 채 더위를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A양계장 대표는 "오늘 오전 5시께 농장을 방문하니 닭 대부분이 바닥에 누워있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며 "밤사이 열대야를 못 버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발견했을 때보다 피해 수가 적어 다행"이라면서도 "우리야 중복에 팔면 되지만 다른 농가에서는 앞으로 버티는 것이 걱정"이라며 피해 확산을 우려했다.

앞서 지난 25일 제주시 한림읍의 B양계장에서도 폭염에 의한 폐사로 추정되는 닭 피해 신고가 있었다.

폭염에 폐사한 닭이 포대에 담겨져 있다. 이소진 기자

제주도에 따르면 B양계장 피해 신고는 올해 첫 사례이며 폐사축 규모는 양계장 추산 3000여마리다.

가마솥 더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축산농가 피해 최소화를 위한 행정지도와 예찰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닭의 경우 깃털로 쌓여 있어 체온조절이 어려워 무더위에 약한 데다, 더위가 지속되면 산란율, 증체율이 떨어져 농가에 2차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폭염 등 재해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으므로 피해예방을 위해 농가 경영 규모에 맞는 농업재해보험에 꼭 가입해야 한다"며 "가축사육 시설 특성상 폭염피해가 특별히 크게 나타나는 닭·오리 사육농가에 대해서는 환풍, 급수, 차광막 서치, 지붕 위 물뿌림 등 예방조치를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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