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문화예술재단(이하 재단)이 복합문화공간인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 조성 일환으로 추진중인 '재밋섬'(옛 아카데미극장) 건물 매입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제주도감사위원회가 각종 논란이 제기되는 매매계약서 체결과정 등 절차 전반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것이다. 제주도 역시 건물 매입에 대한 지방재정투자심사를 진행키로 하면서 결과가 주목된다.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에는 재단 기금 113억원과 도 지방비 60억원 등 모두 173억원이투입된다. 이 중 '재밋섬' 건물 매입에만 100억원의 막대한 혈세가 지출되는데도 충분한 공론화와 의회 협의를 거치지 않아 시작부터 말이 많았다. 그럼에도 도와 재단이 건물 매입을 밀어붙이면서 최근 도의회에서 재단 기금 사용 승인 절차상의 적법성 문제가 불거졌다. 매매계약에 '계약금 1원·위약금 20억원'이라는 특약사항이 포함된 사실도 드러났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불공정 계약이다. 

더욱이 '위약금 20억원'의 계약 내용이 상급기관인 제주도에 보고하거나 재단 이사회와 논의 없이 박경훈 이사장의 독단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25일 제주도의회 임시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김홍두 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은 "이사회는 기금 사용 의결만 했고, 이후 계약 관계는 재단 이사장이 실무 책임자와 내부 행정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결국 이경용 위원장은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을 경우 "이사장에 대한 구상권 행사"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이처럼 논란이 끊이지 않자 원희룡 지사도 건물 매입 중도급 지급 연기와 함께 사업에 대한 자체 점검을 지시하고 나섰다. 제주도나 도감사위는 이번 사안에 대해 제기된 논란을 철저히 규명하고 의혹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결코 짜맞추기식 자기식구 감싸기가 돼서는 안된다. 이는 논란과 반발을 더욱 키울 뿐이다. 이 과정에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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