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사회부 차장

장인정신(匠人精神)은 자기가 하는 일에 전념하거나 한 가지 기술을 전공해 그 일에 정통하려고 하는 철저한 직업 정신을 말한다. 

장인정신은 전통문화와 음식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한옥, 한지, 목공예, 자수, 나전칠기에서부터 고추장, 된장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을 정도다. 

예로부터 일정한 직업에 전념하거나 한 가지 기술을 전공해 그 일에 정통한 사람을 '장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사람이 전력을 다해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에 자기의 최선을 다하는 철저한 장인정신의 소유자를 말한다.

의복과 장신구, 생활의 공간과 그 공간을 채우는 살림살이에 이르기까지, 많은 물품이 이들의 손길을 거쳐 완성됐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물건들이지만, 이들은 대대로 내려오는 고유의 기술로 장식적 요소를 가미하고 꾸며 멋을 더했다. 

하지만 이런 장인정신은 대량생산과 상업성에 매몰돼 버렸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장인정신이 서귀포시 '치유의 숲' 호근마을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도민들의 생활용품이자 지역 전통 공예품, 더 나아가 명품이라 할 수 있는 죽세공품을 만드는 김희창 죽세공(竹細工) 장인(78)이 있어서다.

김희창 장인은 여든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여전히 도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차롱' 등 죽세공품을 만들며 묵묵히 옛 장인의 기술과 정신을 잇고 있다.

김 장인의 죽세공품은 예전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물건들이지만, 전통방식의 기술로 실용적 요소를 가미하고 멋을 더해 최근 '호근마을 치유의 숲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장인의 삶에서 우러나는 죽세공품을 제작하는 김 장인의 땀과 노고에 갈채를 보낸다.

하지만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전통분야를 살리려면 김희창 장인 같은 이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원하는 등 활성화 시켜야 한다.

김 장인의 죽세공 기술도 열악한 환경 탓에 이를 이어 받을 후계자가 없어 자칫 전통이 끊길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인정신과 노하우를 후대에게 전수할 수 있도록 행정당국의 많은 관심과 대책마련이 더욱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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