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속빈 강정된 제주지역 면세점

30일 오전 제주시내 한 면세점에서는 영업장 개장전부터 중국인들이 몰리면서 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면세업계는 중국인 이용객 대부분이 보따리상인 '따이공'이라고 밝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면세점 매출 7836억원 수치상 사드보복 이전 보다 호황
30% 이상 할인 요구 등 수익성 악화…저가에 숙식해결 제주관광 도움 안돼

제주지역 외국인면세점(보세판매장)은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이후 큰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 사드사태 이전보다 매출액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중국인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따이공'이 면세시장을 장악, 도내 면세점들은 겉으로 호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따이공은 여행이 아닌 영리목적 방문객으로 제주관광산업에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관광객 빈자리 채운 보따리상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두개의 면세점은 개장전 이른 아침부터 중국인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이들 대부분이 중국인 보따리상인 속칭 '따이공'들이다.

따이공은 면세점에서 화장품 등의 유명브랜드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한 후 자국에서 비싼 가격에 되팔아 수익을 내고 있다. 제주는 무사증제도를 통해 입국이 쉽고, 짧은 거리에 면세점들이 몰려 있어 따이공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도내 면세업계에 따르면 따이공들은 외국인에 대한 면세점 구매액이 제한되지 않는 것을 이용해 3~4일 정도 제주에 머물면서 1인당 300만~400만원 상당을 구매하고 있다. 매장마다 하루 평균 1000여명의 따이공들이 면세점을 찾고 있다.

심지어 제주시 연동을 중심으로 따이공의 면세점 구매 물품을 국제화물우편으로 보내주는 업체도 성업하는 등 개인 활동에서 점차 체계화·조직화하고 있다.

△따이공만 수익 챙겨  

올해 상반기 제주지역 4곳 보세판매장 매출액은 52만명에 7836억원으로 사드보복조치 이전인 2016년 전체 매출액인 1조896억원(221만명 이용)의 72%에 달하고 있다.

면세점 이용 중국인 1인당 구매액수도 올해 상반기 173만원으로 2016년 50만원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매출액 수치상으로는 도내 면세점들이 사드이전보다 호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따이공들이 시장을 장악해 수익성은 크게 악화되고 있다. 

따이공들은 구매액의 30% 이상 할인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 도내 면세점들은 이용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따이공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따이공들은 도내에 머물면서 여행일정 없이 저가에 숙식을 해결, 제주관광 활성화에 별다른 효과를 주지 못하는 등 중국인 보따리상들의 배만 불리는 상황이다.

도내 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이용객 중 90% 이상인 따이공들이 지나친 할인이나 수수료를 요구해도 들어줄 수밖에 없다"며 "올해 전체 매출액은 사드보복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익성 악화로 인건비와 관리비를 충당하는 수준에 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