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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라 옳은 게 좋은 것이다김경범 한국소방안전원 제주지부장
김경범
입력 2018-08-01 (수) 14:18:42 | 승인 2018-08-01 (수) 18:57:29 | 최종수정 2018-08-01 (수) 18:57:29

국민의 소방 안전을 위한 소방업무는 크게 예방과 대응으로 구분된다. 예방 업무는 건축물 및 사업장의 이용자 안전과 재산 보호를 위해 제도를 통해 효과성을 높이고 대응 업무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화재진압 및 구조구급 활동 매뉴얼로 효과성을 높이고 있다.

건축물 및 사업장의 인허가는 소방의 예방 업무 중 매우 중요하다. 예방 업무를 담당하는 소방공무원들이 다양한 민원으로 힘들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기본과 원칙에 벗어남이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예방 업무와 관련 제도는 건축물과 사업장의 안전을 확보하고 재산과 이용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도 건축주와 사업주로부터 소방 관련 제도 때문에 사업하기가 힘들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선진국 수준의 안전의식 수준이 되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느낀다. 세월호 사고 후 건축물 및 사업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안전욕구는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졌다. 건축주와 사업주는 수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이용자의 안전을 최우선 생각하지 않으면 외면받을 수 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

건축물 및 사업장의 화재진압·구조구급 상황 발생 시 대응하는 소방공무원은 매뉴얼에 따라 대처하고, 때에 따라서는 현장과 상황에 맞춰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즉 소방공무원의 예방과 대응 업무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연결된 매듭이다. 

국내에서는 2015년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생활형 주택) 화재(5명 사망, 125명 부상), 2016년 대구 서문시장 화재 (830개소 점포 전소), 2017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29명 사망, 37명 부상). 2018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46명 사망, 109명 부상) 등 대형화재가 있었다. 4건 대형화재에는 주요 공통점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화재예방을 위하여 건축물 및 사업장에 설치된 소방시설의 유지·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초기소화 실패와 방화구획하고 있는 방화시설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 연소 확대를 막는데 실패하였다. 둘째는 건축물 및 사업장 주변의 주차 차량 혼잡으로 인해 대응 공간 확보가 되지 않아 적극적인 대응활동 지연으로 골든타임을 놓쳐버렸다.

국외에서는 2017년 영국의 그린텔타워 화재(80명 사망)가 일어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두바이 초고층아파트 토치타워 화재가 일어났다. 영국의 그린텔타워 화재는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두바이 토치타워 화재에서는 인명피해가 없었다. 두바이 토치타워는 건축 및 소방 관련 제도의 규정에 맞도록 방화구획과 소방시설이 설치되었고 철저한 유지·관리로 화재 시 완벽하게 동작하였다. 그리고 골든타임 확보될 수 있도록 접근 도로 상황이 원활하였고 매뉴얼에 따라 화재진압과 구조구급이 이루어졌다. 이는 예방과 대응 업무가 연결된 매듭 시스템으로 운영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주었다.

소방안전 서비스 제공의 질적 향상을 위하여 두 가지 제안한다. 첫째,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제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주차장 확보에 노력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차가 있어야 할 주차 장소에 있도록 불법주차를 관리·감독하는 공무원은 근절될 때까지 지속 실시하여야 한다. 불법주차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고 안전불감증을 유발시킨다. 또한, 이면도로에 불법주차로 인하여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원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보행자 우선인 도로가 아니라 차가 우선인 도로가 되어 버리고 있다. 

지금 제주의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을 위하여 운영되고 있는 버스전용 도로를 모든 종합병원으로 연결하여야 한다. 교통체증으로 응급 출동차량이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사람이 생명은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차문제는 소방의 대응 업무 활동과 골든타임 확보에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도로 설치 또는 활용 등 정책을 수립하고 제도를 마련할 때는 소방공무원도 참여하여야 한다.

둘째,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미래지향적 정책은 51% 이상 찬성한다면 추진하여야 한다. 현행 소방안전을 위한 제도는 모든 국민이 반드시 준수할 의무가 있다. 현행 제도에서 정하는 것보다 건축물 및 사업장 이용자의 소방안전을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건축물 및 사업장을 설치 시 설계·시공·감리 등에 있어 전문가와 상담하고 소방안전을 위하여 설계단계에서부터 면밀한 검토 후 소방관서에 제출하여 인허가를 받고 시공 및 감리가 이루어진다. 소방안전 교육을 하다 보면 '어떠한 건축물 및 사업장이 가장 잘 지어진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교육생으로부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비로 인한 누수가 없고 화재 발생 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최소화토록 설치된 건축물과 사업장이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소방 관련 제도를 피해 면적을 축소하거나 세대수를 축소하여 소방시설 설치를 제외할 방법을 제시하고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안내하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라 여기는 것에 놀라웠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따라 금년부터 50세대 이상의 연립주택·다세대주택의 건축물 내부에 설치된 주차장은 물분무등소화설비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9세대 이하로 신축한다면 건축물 내부에 주차장을 설치하더라도 물분무등소화설비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화재에 있어 50세대 이상은 위험하고 49세대 이하는 위험하지 않은지 묻고 싶다. 

따라서 연립주택·다세대주택, 생활형주택 등 이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례가 필요하다. 연립주택·다세대주택, 생활형주택의 일층 외부 불연재료 마감, 필로티 주차장을 설치할 경우 건축물 주 출입구를 주차장과 면하지 못하도록 하고, 모든 층 방화구획, 소방 대응 활동을 위한 공간확보(도로의 폭 및 최소한의 공간 : 6m 이상) 및 소방차의 접근이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도로를 설정하고 주차금지 구역 지정 등 조례 마련이 필요하다.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라 옳은 게 좋은 것이다. 문제가 발생한 후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김경범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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