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저수지가 200만t 규모의 저수용량 규모로 조성됐지만 농업용수 사용은 지하수의 1.8%수준에 그치고 있다. 사진은 사실상 농업용수로 사용되지 않는 애월읍 수산저수지.

어승생보다 많은 저수량 불구 농업용수 지하수만 의존
도내 4곳 저수지 203만t 저수량 불구 가뭄에도 수질·관정 문제 농민 기피
지하수 9700만t 취수 저수지 180만t 뿐…다양한 농업용 수자원 개발 필요

원활한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된 제주도내 저수지들이 평소는 물론 가뭄에도 거의 활용되지 않아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농업용수 지하수 의존도가 심해지면서 지하수 부족 및 해안지역 해수침투 등 문제도 발생, 다양한 수자원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저수지 물은 가득 사용은 미미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도내 농업용 저수지는 애월읍에 수산(귀엄)저수지(저수용량 68만t), 광령저수지(5만t)와 한경면 용수저수지(25만t), 표선면 성읍저수지(105만t) 등이 조성됐다.

수산과 성읍저수지 2곳만 해도 제주시 주요 지역 상수도 공급원인 어승생 1·2저수지(60만t)보다 큰 규모다.

하지만 수산·광령·용수 저수지 3곳은 평소에는 물론 가뭄에도 농업용수로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다. 

이들 저수지는 논농사 도입 목적으로 조성되면서 관수시설이 구축되지 않았고, 농민들이 탱크차량으로 저수지 물을 담아 밭으로 옮겨야 하는 불편 때문에 사용을 기피하고 있다.

심지어 광령저수지의 수질은 총유기탄소(TOC)가 13으로 농업용수 기준인 6을 크게 초과, 농업용수 공급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 

△지하수 의존도 심화 부작용 심각

농가들은 편리성과 저렴한 원수가격, 안전성 등을 이유로 농업용수의 지하수 의존도만 키우고 있다. 

지난해 도내 농업용 지하수 관정의 취수량은 9700만t으로 2013년 6800만t과 비교해 5년새 42%나 급증했다. 또한 전체 지하수 사용량 2억4300만t의 40%에 달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농업용 저수지 사용량은 수산·광령·용수는 통계조차 잡히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그나마 2015년 준공된 성읍저수지는 관정시설을 갖춰 지난해 180만t 정도가 농업용수로 공급됐지만 지하수 사용량의 1.8%에 그치고 있다. 

지하수 사용량 급증으로 제주도 서부지역 해안 중심으로 지하수에 해수침투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가뭄 발생시 고지대를 중심으로 농업용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 농업용수 공급도 지표수(저수지)나 빗물 재활용 등 다양한 수자원을 개발해 지하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어촌공사 제주본부 관계자는 "수산과 광령저수지는 밭농사 중심인 제주에 적합하지 않아 비상용으로 사용된다"며 "성읍처럼 기존 저수지도 농업용수로 활용도를 높이는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