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난을 잡기 위해 건립한 제주시내 복층 공영주차장이 매일 차량으로 가득차 수용력을 넘어서면서 수요 예측과 다른 시설 설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오후 동문재래시장 주차면 표시등에 '만차' 등이 표기된 모습.

오후 7시까지 가득…불법 주·정차는 그대로
수요 예측보다 주차면 적어 효과 반감

주차난을 잡기 위해 건립한 제주시내 복층 공영주차장들이 매일 차량으로 가득 차 '수용력 한계'를 보이면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6일 오후 8시30분 제주시 이도1동 인근 동문재래시장 공영주차장. 차량 1대가 주차장으로 진입하자 주차요원이 '만차'라고 표기한 라바콘을 주차장 입구로 옮겨 뒤따라오던 차량을 막아섰다. 주차요원은 "경차 외 주차면이 다 찼다"며 차량을 돌려보냈다. 이 곳의 주차면은 모두 95면이다.

칠성골 공영주차장 주차면 표시등에 '만차' 등이 표기된 모습.
인제 공영주차장 주차면 표시등에 '만차' 등이 표기된 모습.

비슷한 시각 칠성골 공영주차장과 인제 공영주차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건입동 칠성골 공영주차장은 주차대수가 전체 80면 중 8대가 남아있었지만 장애인·경차 주차면을 빼면 실질적으로 5대 뿐이었다. 이 자리도 잇따라 들어오는 차량들로 곧 메워졌다.

주차면수 총 125대인 일도2동 인제 공영주차장은 이날 오후 9시30분께 장애인·경차 주차구역 3면을 제외하고 '만차'였다. 

주차요원 A씨는 "보통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만차"라며 "차량이 쉴 틈 없이 오고가다 보니 목이 쉴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16일 문을 연 동문재래시장 공영주차장은 시장 내 야시장이 생긴 이후로 낮 12시부터 밤 12시까지 수시로 '만차'인 상황이다.

문제는 복층 공영주차장이 생기고도 인근 불법 주·정차나 주차난이 해소되지 않아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시에 따르면 복층 공영주차장은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교통정비 중기계획(2014-2018)에 근거해 마련됐다. 그러나 중기계획 분석한 주차면 수요와 실제 건립된 공영주차장 면수가 크게 차이가 난다.

중기계획에 따르면 이도1동의 경우 자동차등록대수가 588대인데 주차시설이 427면에 그쳐 161면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실제 이도1동 인근 동문재래시장 공영주차장은 95면으로 건립돼 계획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또 일도2동도 주차시설 634면이 부족하다고 분석했지만 실제 시설은 125면으로 지어져 주차난 해결 효과를 거두기 힘든 실정이다.

도와 시 관계자는 "정확한 수요 예측을 하기 힘든 것은 물론 예산 확보 및 주민 협의 등의 어려운 점이 있다"며 "동문재래시장 공영주차장은 문화재가 인접해 있어서 기존 설계보다 층수가 낮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시내 복층 공영주차장은 주소지 기준 총 10곳이다. 총 연면적은 21,669.1㎡, 주차면수 1414면이며, 투입 예산은 298억원이다. 이소진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