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가뭄으로 제주지역 밭이 갈라져 말라버린 모습.

대부분 지역서 '농업가뭄' 확인…최근 1개월 누적강우량 1973년 이후 최저
저수지 평균 저수율 69.2% '주의'…첫 전면 개방 성읍저수지 하루 9000t 공급
2·3차 피해 우려 가뭄·폭염 중복 재해 대응 재난안전대책실 격상 검토 중

제주도 전체가 비가 내리지 않는 장기간 폭염으로 바싹 마르고 있다. 이로 인한 2·3차 피해가 우려되면서 현재 재난안전대책본부와 가뭄대책본부로 이원화한 시스템을 '재난안전대책실'로 격상해 통합 대응하는 방안까지 주문되고 있다.

8일 제주특별자치도와 도농업기술원 등에 따르면 원종장과 4개 농업기술센터를 제외한 30개 관측점 27곳에서 농업 가뭄 현상이 확인됐다. 애월읍 신엄리, 조천읍 신촌리·와산리, 한림읍 동명리와 남원읍 위미리가 '심한 가뭄'지역으로 됐다. 위미리는 지난달 초부터 농업가뭄 조짐을 보이기 시작해 한 달 넘게 메마른 상태다.

토양 수분 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나머지 3개 지점은 별도의 관수 조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는 등 제주 전체 농지가 평년에 비해 말라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의 가뭄정보 자료를 보면 최근 1개월간 제주와 서귀포의 누적 강우량은 2.4㎜·9.7㎜로 평년 200.3㎜·245.1㎜에 크게 못 미친다. 심지어 관련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가문 상태다. 

계속되는 폭염과 무강우 기간까지 길어지며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69.2% '주의' 단계로 떨어졌다.

현장가뭄대책반을 가동하고 지난주부터 사설 관정까지 총동원하고 있는 상태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재작년 준공해 지난주 수요일 첫 전면 개방한 성읍저수지(58만t)의 물공급량이 처음 1일 5000t에서 지난 주말부터 하루 평균  8000~9000t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최근 사정을 반영했다.

성읍저수지는 성읍과 표선, 하천리 농업용수 공급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현재 구좌 등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지역까지 공급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고령과 야외 활동량 등 상대적으로 폭염에 취약한 농업인 안전관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당근 파종에 이어 양배추 등 주요 월동채소 파종 시기가 겹치면서 지역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소화전과 생활용수의 농업용수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재난대응 비상 1단계를 2단계로 격상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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