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80명·이달 2754명 등 도내 복용환자 4334명 파악
한달새 두번 약 교체 혼란 가중...도, 우선적으로 연락 조치중

중국산 발사르탄 성분 고혈압치료제에서 또 다시 발암가능물질이 검출되면서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제주에서만 지난달에 이어 이달 두 차례 문제 고혈압약 복용 환자 수가 4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중 130여명은 한 차례 재처방 받은 약에서 다시 발암가능물질이 확인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8일 제주도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가 제조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에 이어 이달 6일 중국 주하이 룬두사의 원료를 수입·정제해 제조한 국내사인 대봉엘에스의 일부 발사르탄에서 발암가능물질이 검출됐다.

판매·제조 중지된 품목만 174개, 문제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국내 환자는 18만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발암가능물질이 든 고혈압약을 복용한 도내 환자는 지난달 1580명, 이달 2754명 등 모두 4334명으로 파악됐다. 이들 환자들은 개인 병원이나 보건소, 종합병원 등에서 혈압약을 처방받았으며, 상당수는 고령 노인들로 확인됐다.

특히 도내 환자중 134명은 이미 지난달 1차례 재처방을 받은 약에서 또 다시 발암가능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에서는 1만5296명이 해당된다.

이들은 적게는 몇 년, 길게는 십수년에 걸쳐 먹은 약에 발암 유발 성분이 함유됐다는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달 사이 두번이나 약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분노하고 있다.

이처럼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불안과 불편은 커지고 있지만 반복 재처방 사례는 앞으로 더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질환 특성상 개인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약 처방이 많이 이뤄지는 만큼 의약품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전문의는 "1, 2차 모두 중국산 제네릭(카피약)에서 발암가능물질이 검출됐다. 이번 사태에 한해 정부에서 1차 검출 이후 재처방 과정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처방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했다"며 "정부가 신중하게 대책을 마련하기 보다 재처방을 서두르다보니 추가 피해를 만든 셈"이라고 꼬집었다.

도 관계자는 "두번이나 재처방을 받아야 하는 환자를 우선적으로 연락하고 있다"며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재처방 안내 등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화하이사의 발사르탄 사용 고혈압 치료제를 처방받은 도내 환자 1580명 중 이달 6일 현재 95% 이상이 약을 교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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