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주 제주특별자치도 동물위생시험소

며칠 전 아프리카 케냐에서 최초 보고된 이후 유럽 및 러시아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우리나라와 매우 근접한 중국 심양에서 첫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발생 지역은 북한과 인접한 지역으로 국내와 가깝다.

특히 제주는 중국과 관광 및 물류 등 교역이 활발한 대표지역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소식은 동물방역업무를 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국내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은 돼지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급성형에 감염되면 거의 모든 돼지가 폐사하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거기에다 이 질병은 육류나 심지어 건조된 육포에서도 약 300일 이상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때문에 치명적인 전파성을 가지고 있다.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가 폭탄이라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핵폭탄으로 비유될 만큼 통제가 어려워 국내 유입 차단만이 최선인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만일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제주에 발생할 경우 마른 장작에 불을 지피듯 양돈 산업의 존폐를 논할 수 있을 만큼 그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국경검역을 통해 감염된 육류 및 가공품이 유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발생국을 여행하는 축산 농가는 반드시 관계기관에 신고해 철저한 소독조치는 물론 양돈장에서의 상시 소독 및 엄격한 차단방역이 병행돼야 하겠다. 

아울러 축주든 수의사든 별다른 증상 없이 돼지들이 갑자기 폐사하는 등 가축전염병이 의심되는 경우 동물방역당국(전국 국번 없이 1588-9060/4060)에 신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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