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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부처님의 무재칠시(無財七施)에 대하여이유근 전 한마음병원장·논설위원
이유근
입력 2018-08-12 (일) 14:33:06 | 승인 2018-08-12 (일) 17:27:36 | 최종수정 2018-08-12 (일) 17:25:00

어느 날 한 여인이 부처를 찾아와 하소연을 했다. "저에게는 왜 이리 궂은 일이  자주 일어납니까" / "그것은 아주머니께서 보시(報施)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제가 가진 것이 없는데 어떻게 보시를 합니까" / "가진 것이 없어도 보시를 할 수 있는 것이 일곱 가지나 됩니다".

자원봉사가 활성화돼 가는 요즘 부처가 다시 태어난다면 '무재20시'라고 말하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자원봉사단체협의회에는 2018개 단체가 등록돼 있으며 15만여명이나 되는 자원봉사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어려운 이웃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이들도 있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이들 중 힘 있는 이들은 힘으로, 지식이 있는 이들은 지식으로, 재능이 있는 이들은 재능으로, 그마저도 없는 이들은 시간으로 봉사하고 있다.

필자가 한마음병원에 근무할 때에는 집이 병원에서 1.5㎞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자동차로는 6~7분밖에 걸리지 않았으나 한북로에 있는 아라요양병원은 12㎞ 가까이 돼 출·퇴근 시간이 많이 길어졌다.  처음에는 연신로로 오갔으나 첨단과학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이 많아지니 정체현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나마 겨울방학 때에는 견딜만 했으나 개학이 되면서 차량들이 부쩍 많아져 교차로마다 1~2번은 약과고 때로는 서너 차례 신호등이 바뀌어야 지날 수 있어 걸핏하면 출근시간이 30분이 넘게 걸렸다. 더구나 집에서 나오는 길이 연삼로이다 보니 애초에 끼어들기 하기에도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거로사거리에서 U-턴하기도 어려워졌다. 그래서 궁리해낸 것이 봉개로 돌아가는 것이었는데, 이마저도 중앙고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신호등이 몇 번 바뀌어야 겨우 빠져나갈 수 있었다.

다행히도 직원이 영평상동에서 하동으로 빠지는 샛길을 알려주어 20분 안팎에 출근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영평하동에서 올라와 영평상동에서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아봉로를 다니는 차들이 엄청 불어났을 뿐만 아니라 도로가 경사가 지다 보니 과속하는 차량이 많아 좌회전이 무척 위험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침이면 젊은 남자가 교통정리를 해줘 마음 편안하게 좌회전을 하고 있다. 모습으로 보면 자원봉사를 하는 것 같은데 누구인지 알 수가 없어 지나가면서 그저 고맙다고 인사할 뿐이다. 아마 매일 아침 100여 대가 넘는 차량이 좌회전하고 있을 터인데 이 사람은 시간으로 보시하고 있는 것이다. 늘 혼자서 하고 있어 봉사단체에서 하는 것 같지는 않고, 또 공공기관에서 할 리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식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 누구인지 알아보려고 했으나 알 방법이 없었다. 마침 그 근처에 노인복지회관이 있어 물어보려 했으나 전화 연락이 되지 않아 포기했다.

얼마 전에 치간치솔을 사려고 편의점에 들렸는데 한 젊은이가 "실례지만 영평하동으로 출근하는 이 아닙니까"하고 묻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하자 아침에 영평하동 삼거리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영평초등학교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어서 봉사활동으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인가 보다. 문화놀이터 대장도채비 변종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지만 또한 자신을 위한 것이다. 봉사자들은 대부분 봉사 활동을 통해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느끼게 된다. 이런 평화를 느끼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건전한 사회가 된다.

선진국에서는 전 국민 중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50%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 고장에서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봉사 활동에 참여하여 하루 빨리 봉사활동참여율이 50%가 넘어 행복한 제주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유근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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