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대안 마련될 때까지 공사 중단…유감 표명
환경단체·주민 입장차 갈려…즉시 중단vs반대 재개
성명도 잇따라…제주 제2공항 건설 문제 까지 번져

최근 제주 비자림로의 삼나무 벌채 논란으로 제주도가 도로 확·포장 공사 잠정 중단 등 진화에 나섰지만 이를 둘러싼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10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에 대한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공사를 일시 중지했다고 밝혔다.

안 정무부지사는 "합리적인 방안 마련 과정에서 도민과 도의회,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라며 "최종 계획안은 도민에게 발표하고 이해를 구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당초 계획부터 모든 행정절차를 걸쳐 추진했기 때문에 사업 철회 등 공사 전면 백지화는 아니다"며 "종합적인 대안 검토 등을 통해 삼나무 구간 지역 훼손 최소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곶자왈사람들, 노동당·정의당 제주도당, 제주녹색당은 이날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연경관"이라며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가 도내·외적으로 공분을 사는 이유는 제주만의 자연 경관이 파괴되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성산읍 이장협의회, 성산읍 주민자치위원회 등은 같은날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즉시 재개를 요청했다.

이들은 "금백조로-비자림로는 지역주민은 물론 관광객과 성산항을 이용하는 많은 수출기업들의 물류도로로서 도로확장사업은 시급히 추진해야된다"며 "또한 의료·교육·문화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리적 조건과 농수산물의 물류이동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제주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는 제2공항 건설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12일 성명을 내고 "이번 비자림로 공사는 제주시~제2공항 연계도로인 번영로~대천동사거리~비자림로~금백조로 14.7㎞ 구간의 확장 사업 중 일부를 시작한 것"이라며 도로 확장 공사의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또한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 모임은 이날 비자림로 공사현장에서 '비자림로 함께 지키기 운동'을 전개해 비자림로를 지나는 도민과 관광객 차량을 향해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비자림로 도로 확·포장 공사로 인해 삼나무 군락지 800m 중 500m 구간(삼나무 915그루)이 벌채됐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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