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홍 제주특별자치도청 친환경농정과

우리나라의 농산물 품질인증제도는 1993년도에 도입했으며 현재는 친환경농산물 인증과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은 합성농약, 화학비료 등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농업 생태계와 환경을 유지·보존하는 친환경농업을 통해 얻어지는 농산물을 말한다. 이는 농업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을 유지·보전하기 위한 국제적 농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친환경농업직접지불금 등을 지원하면서 친환경농업을 장려·확산하고 농업의 환경보전 기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농업에 비해 생산비는 많이 투입되고 생산량은 감소하는 친환경농업의 특성상 면적 확산은 정체되고 있다. 2014년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일반농업과 친환경농업의 작물별 생산비와 조수입을 비교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생산비는 최고 186%(땅콩), 순수익은 최저 19%(참깨)로 분석됐다. 이처럼 생산비 투입 대비 소득은 감소하는 현실에서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것은 농업인으로서 농업환경을 지키고 보존하려는 의지와 사명감이 없이는 기대하기 어렵다.

한편,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은 저투입 농법으로 농업환경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친환경농업과 비슷하다고 이해할 수 있으나, 농산물의 생산부터 판매단계까지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해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라는 점에서 친환경농산물 인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다시 말해서 농산물우수관리 인증은 재배과정에서 농약안전사용기준 준수, 수확 후 포장·저장과정에서 위생·청결관리 등 1~2개의 위해요소를 사전 예방 또는 제거해 농산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하는 것으로, 잔류농약과다 검출 등으로 인한 국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공급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다.
과거 소득수준이 낮을 때 먹거리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수단이었지만 경제가 발전하고 생활수준이 나아지면서 소비자의 욕구는 변하고 있다. 쾌적한 생활환경을 원하고 건강에 좋다는 식재료를 선호하면서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관심과 눈높이는 높아졌다.  소비자가 생산을 주도하는 구조로 전환되어서 소비욕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게 됐다.

무한경쟁시대에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유망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영농활동이 보장되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안전한 농산물 생산에 대한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소비욕구 변화에 부응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에서 인증하는 안전하고 건강한 농산물 생산만이 농업의 미래를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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