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26·미국)가 마스터스골프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우즈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727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4라운드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레티프 구센(남아공·279타)을 3타차로 제치고 지난해에 이어 2년연속 그린재킷을 입었다.

이로써 우즈는 잭 니클로스(1965·1966년), 닉 팔도(1989·1990년)에 이어 대회 2연패를 이룬 3번째 선수가 됐다.

이에 따라 이날 시상식에는 전년도 챔피언이 아닌 후티 존슨 오거스타 회장이 우즈에게 그린 재킷을 입혀주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우즈는 또 97년과 지난해 등 통산 3차례 우승으로 역대 마스터스 다승 공동3위에 올라섰다.

마스터스에서 3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지금까지 니클로스(6승), 아놀드 파머(4승), 지미 디마렛, 샘 스니드, 개리 플레이어, 닉 팔도(이상 3승) 등 6명이었으나 이제 7명으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우즈는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7개로 늘려 파머, 스니드, 진 사라센, 해리 바든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메이저대회 우승 횟수가 우즈보다 많은 프로 선수는 니클로스(18회), 월터 헤이건(11회), 벤 호건, 플레이어(이상 9회), 톰 왓슨(8회) 등 5명뿐이다.

내로라하는 강호들이 상위권에 포진, 뜨거운 우승 경쟁이 예상됐던 최종 라운드는 의외로 싱겁게 결판났다.

24차례 선두로 나서 22차례 우승을 거둔 ‘역전불허’ 우즈의 위세를 의식한 탓인지 경쟁자들이 잇따라 자멸했다.

공동선두 레티프 구센(남아공)이 첫홀에서 3퍼팅으로 보기를 범한 덕에 단독선두로 올라선 우즈는 2번홀(파5)과 3번홀(파4)에서 절묘한 어프로치로 줄버디를 낚으며 3타차 선두를 질주했다.

너무 어려워 선수들 입에서 저절로 ‘아멘’ 소리가 나온다는 11번(파4), 12번(파3), 13번홀(파5)로 이어지는 아멘코너와 가장 쉽다는 15번홀(파5)에서 우즈가 보기-파-파 그리고 버디로 버텨낸데 비해 경쟁자들은 치명적인 실수로 나가 떨어졌다.

우즈에 2타차까지 따라붙었던 엘스가 11·12번홀을 무사히 넘겼으나 13번홀에서 두차례나 볼을 개울에 빠트리며 6온2퍼트로 무너졌다.

엘스는 결국 1오버파 73타로 최종 라운드를 마감, 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5위로 처졌다.

역시 우즈를 2타차로 추격하던 싱은 아멘코너 첫번째 홀인 11번홀에서 3퍼팅으로 다시 3타차로 밀려났다.

낙담한 싱은 이어진 14번홀(파4)에서 드라이브샷 실수로 1타를 더한데다 15번홀(파5)에서 2차례나 볼을 물에 집어넣으며 쿼드러플보기(4오버파)의 참극을 벌여 더이상 추격할 힘을 잃었다.

준우승이 유력했던 싱은 이날 4오버파 76타로 부진, 합계 5언더파 283타로 7위로 미끄러졌다.

경쟁자들이 무너진 것을 본 우즈는 15번홀에서 환상적인 어프로치샷으로 버디를 잡아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7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이미 우승컵과 우승 상금 100만8000달러는 우즈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었다.

우즈와 짝을 이뤄 마지막 라운드를 돈 구센은 15·16번홀에서 뒤늦게 연속 버디를 챙겨 가까스로 준우승을 차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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