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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담론] "제주에도 폭염… 해결책은 없는가"마영삼 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 소장·논설위원
마영삼
입력 2018-08-14 (화) 15:22:37 | 승인 2018-08-14 (화) 18:31:08 | 최종수정 2018-08-14 (화) 18:30:57

이달 초 무더위 속에서 아태지역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재난 방지 워크숍을 진행했다. 아열대 지역에서 제주국제연수센터를 찾아 온 연수생들조차 더위를 못 참고 연방 혀를 내밀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이곳저곳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휴대전화에 뜬 '폭염경보' 메시지를 보고 외국인 참가자들도 적잖게 놀랐다. 실제 재난 상황이 발생했으니 연수 효과는 만점이긴 했다.

전국이 연일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살인적인 더위라더니 실제로 더위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 바람 덕분에 폭염에서 살짝 비껴나 있던 제주도도 이제는 예외가 아니다. 여름철 전력 사용량은 이미 역대 기록을 갈아 치웠고, 일 최고 기온도 기상관측 기록을 갱신할 기세로 치솟고 있다. 밤새 온도가 25℃ 이상 지속되는 열대야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되고 있다.

제주도의 기온은 지난 40년간에 걸쳐 0.9℃ 상승했다. 과학자들은 기온 상승을 2℃ 이내로 관리하지 못하면 감당할 수 없는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과학용어로 '온실가스 농도 예측치(RCP: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라는 기준이 있다. 이에 따르면 제주도가 지금부터 합리적으로 대처를 해나가더라도(RCP 4.5) 2100년에는 기온이 현재보다 2.3℃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게 되면 현재 연간 10일 정도인 열대야가 약 4배로 늘어나고 겨울이 완전히 사라진다. 생태계에 혼란을 야기함은 물론이고, 강수량도 증가하여 열대성 모기가 들끓고 뎅기열 등 생명을 위협하는 열대병이 횡행하게 된다. 더 심각한 것은 해수면 상승이다.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RCP 8.5) 제주도 땅의 약 5%가 물에 잠기게 된다. 해안 지대에 주거지가 형성되어 있는 제주도로서는 치명적인 문제이며, 노형동과 연동의 일부가 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런 대재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현 경제상황을 감안한 합리적 정책으로도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없어 더 급격한 대책이 요구된다. 제주도청은 일단 '어르신 폭염 대책반' 가동, 농작물 긴급 급수 등을 통하여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 있다. 제2차 5개년 대책도 이행 중이다.'2030년 탄소 없는 섬 제주 만들기' 프로젝트는 이제 필요가 아니라 당위이다. 그러나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리기로 한 중간 목표를 2년 남짓한 기간 내에 달성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도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프로젝트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제주도가 그린에너지로의 전환을 중요 과제로 삼아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오늘날 관광객들의 여행지 선택 기준이 까다로워져 청정 자연이 최우선으로 고려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제는 관광자원으로 승화된 풍력발전단지가 바로 제주도가 기울인 노력의 결과물이다. 매년 엑스포를 개최하며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제주 내 두 지점 간 최장거리가 100km도 안되는데, 전기차는 한 번 충전하면 380km까지 주파가 가능하다. 각 가정에서의 충전이 일반화되면 2030년에는 도내의 자동차 37만여 대가 전기로 움직이게 된다. 그러면 새로운 환경의 제주도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자연의 심술을 거스를 수 없는 인간으로서는 그에 순응해 나가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 문제는 시간이다. 발빠르게 대책을 이행해 나가더라도 그 효과는 아마 후세대에나 나타날 것이다. 그린에너지 생산 비용이 만만치 않아 제주도청과 도내 일반 가정 모두에 부담이 되고 있는 점도 장애 요소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구를, 제주도를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다행히 과학자들의 집념 덕택에 그린에너지 생산 기술이 획기적 진전을 이뤄, 풍력발전의 경우 생산단가가 재래식 발전 비용과 거의 비슷해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신기술 개발로 새로운 일자리가 수 만 개씩 늘어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리고 있다.

결국 해답은 '탄소 없는 섬 제주도'의 완성이다. 우리나라 전 국토를 대상으로 한 정책은 신중하고 완만하게 진행되겠지만, 제주도는 다른 지역보다 절실한 상황이니만큼 좀 더 빨리 움직이면서 우리나라의 그린에너지 정책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 제주도 전체가 탄소 없는 섬이 되면 지구온난화 치유에 기여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서 성큼 다가서게 될 것이다. 또한, 청정 자연을 기반으로 하는 지속적 관광 산업이 번창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거환경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폭염 속에서 '탄소 없는 제주 파라다이스'를 상상해본다.

마영삼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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