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국제병원(자료사진).

  발표 하루만에 잠정연기
  설문문항 문제 제기 이유
  시작부터 오락가락 행보

국내 1호 외국인 투자개방형병원(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를 놓고 시작부터 차질을 빚었다.

허용진 숙의형 공론조사위원장은 14일 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늘(14일) 오후부터 시작하기로 한 녹지국제병원 1차 공론조사를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제주도 관계자 등과 협의를 거쳐 공론조사 개시를 당초 14일 오후에서 15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하고, 브리핑 이후 이 사실을 공론조사위원회 위원들에서 설명했다.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는 도민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설문문항은 모두 8개로, 지난 9일 공론조사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13일 확정했다.

주요 문항을 보면 △녹지국제병원의 공론조사 실시 인지 여부 △녹지국제병원의 개설·불허에 대한 의견 △내국인 이용에 대한 생각 △해외 자본의 외국 영리병원 설립에 대한 생각 등이다.

그런데 의료영리화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13일 긴급성명을 내고 "여론조사 문항에 대한 최종 위원회 합의도 없이, 공론화도 없이 정해놓은 일정에 따라 끼워맞추기식으로 편파 여론조사를 강행하고 있다"면서 공론조사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허 위원장은 "설문문항에 대해 문제가 제기된 상황에서 공론조사를 강행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고 공론조사위원회 위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설명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잠정 연기했다"며 "15일부터 공론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지만 업체 사정에 따라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도가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를 14일 실시하겠다고 밝힌지 하루도 안 된 시점에서 '잠정연기-15일 실시'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면서 '과도한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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